방학-코로나 겹친 ‘혈액 보릿고개’에 해결에 적극 나서
응급상황이나 당장 수술이 필요한 암환자 수술을 앞두고 외과 의사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혈액 보릿고개’를 맞고 있는 의료기관이 피를 확보하기 위해 직접 헌혈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은 5일 오전 11시부터 부산진구 당감2동 이 병원 정문 입구에서 부산적십자혈액원과 함께 헌혈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36.5°C 생명 나눔 사랑의 헌혈 행사’에는 온병원그룹 직원들과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동참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이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50대 환자에게 긴급 수혈할 피가 모자라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즉석에서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 직원 20명이 지정 헌혈한 것을 계기로 전국적인 혈액 수급난을 타개하려고 마련됐다.
이날 헌혈에 동참한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은 “나이가 예순을 넘어 헌혈하기가 주저되지만 최근의 혈액 수급난을 생각하니까 그냥 지켜볼 수만 없었다”면서 “헌혈은 또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생명 나눔’인 만큼, 코로나로 좁은 헌혈버스에 오르는 일이 꺼림칙해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름방학인데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헌혈인구가 크게 줄어들어 병원들마다 수술 등에 비상이 걸렸다. 8월 5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보유한 혈액량은 O형 4,862유니트, A형 5,176유니트, B형 5,598유니트, AB형 2,723유니트 등 총 18,359유니트이다.
하루 소요량이 O형의 경우 1,399유니트, A형 1,685유니트, B형 1,311유니트, AB형 550유니트를 감안하면 O형은 3.5일치, A형의 경우 3.1일치, B형 4.3일치, AB형 5.0일치인 셈이다.
혈액관리본부는 최소한 5일치 혈액을 보유하고 있으나 하나, 최근 들어 이 보유량을 유지하는 날은 한 달에 닷새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년에도 방학, 예비군훈련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피 부족사태를 겪어오는 데다, 코로나가 4차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한층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피 부족사태를 부채질하고 있다.
온병원그룹 정근 원장은 “오늘도 힘든 수술을 기다리고 있을 수많은 환자들에게 혈액 수급위기 상황은 생명의 위기로 곧바로 직결된다”면서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서는 매일 5천여 명이 헌혈해야 되므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참여가 절실하다”고 헌혈을 독려했다.
헌혈은 만 16세에서부터 69세까지 거의 전 연령대에서 가능하다. 65세 이상인 사람의 경우엔 60세부터 64세까지 헌혈한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서 결정한다. 몸무게도 따진다. 남자 50kg 이상, 여자45kg 이상이어야 한다.
혈압의 경우 수축기혈압은 90mmHg∼180mmHg, 이완기 혈압은 100mmHg 미만이어야 한다. 고혈압 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엔 헌혈대상에서 배제된다.
부산적십자혈액원과 함께 마련한 이날 온종합병원의 헌혈 행사에는 온종합병원 임직원 88명이 참가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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