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선수상을 받은 인삼공사 박찬희가 21일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감사하고 영광이다. 더 열심히 하란 뜻에서 주신 상이라 생각한다. 사실 시즌을 앞두고 내겐 세 가지 목표가 있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인삼공사의 6강 티켓, 신인상 수상. 마지막 목표를 이루게 돼서 기쁘지만, 사실 그보다 더 간절히 원했던 건 6강 티켓이었다. 플레이오프 출사표를 위해 초대받은 자리에서 신인상까지 받게 됐다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다. 내년엔 우리 인삼공사도 플레이오프 무대에 설 것이다. 나도 더 노력하겠다.”
박찬희는 같은 팀 이정현과 신인상을 두고 마지막까지 각축전을 벌였다. 둘은 지난해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 2순위 지명을 받아 인삼공사에 둥지를 틀었다. 이정현 역시 올 시즌 평균 13득점, 2.8 어시스트, 2.7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두 걸출한 신인이 모두 같은 팀이다보니 감독의 고민도 깊었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둘 다 신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신인상을 놓치기엔 둘 다 아까운 선수들”이라며 박찬희, 이정현의 공동 신인상 수상을 진심으로 기원한 바 있다. 결국, 유표투표수 78표 중 45표를 획득한 박찬희가 팀 동료 이정현(32표)를 제치고 신인상을 차지했지만 두 선수가 합작한 신인상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정현은 시상식에 나타나 신인상을 수상한 박찬희에게 꽃다발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에 박찬희는 동료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며칠 전에 (이)정현이와 신인상을 누가 받든 꽃다발을 전해주기로 했었다. 실제로 정현이가 시상식에 와서 꽃다발을 주게 되니 미안한 맘이 들더라. 정현이와 함께였기 때문에 나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결과도 정현이가 먼저 알고 가르쳐줬다. 승용차를 타고 같이 시상식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내가 신인상 받게 됐다면서 축하한다고 말하더라. 이제 정현이에게 두 턱 쏘는 일만 남았다(웃음),”
내년 신인상을 목표로 프로 데뷔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나는 운이 좋았다. 감독님께서 경기에 나갈 기회를 많이 주신 덕분에 차근차근 실력을 쌓을 수 있었다. 신인이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설사 출전을 자주 못하더라도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한다면 나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으로 신인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규리그를 끝마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집에서 5일간 정신요양을 하겠다”며 웃음을 보인다. “몸과 맘을 추스르고 내년 시즌을 차분히 준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일단 많이 먹고 체력을 보강해서 볼살을 원상태로 회복시킬 생각이다(웃음).”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