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서대문구청, 논란 일자 입찰조건 위반 소지 여부 점검 착수
DL이앤씨는 최근 열린 북가좌6구역 재건축 현장설명회를 통해 공사비 증가 없이 적용 브랜드를 ‘아크로’로 교체하겠다고 제안했다. 문제는 이 내용이 DL이앤씨가 지난달 제출한 북가좌6구역 입찰제안서와 상충된다는 점이다.
이에 그동안 입찰과정을 주시하던 관할 구청이 나섰다. 서대문구청은 DL이앤씨의 이번 제안이 입찰조건 변경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번 검토가 조건 변경으로 판단될 경우 향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등의 분쟁 소지가 남기 때문에, 사전에 문제를 제거하는 게 조합원을 위해서도 좋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DL이앤씨는 이와 관련 “앞서 북가좌6구역 제안서를 통해서도 ‘브랜드 선택제’를 안내했고 신규 브랜드 ‘드레브372’는 이미 하이앤드 브랜드급으로 설계돼 공사비 증가 없이 아크로로 변경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크로’로 브랜드명 바꾸는 까닭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DL이앤씨의 조치가 문제의 소지가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드레브’가 하이엔드라면 굳이 브랜드명을 바꿀 이유가 없고, 비용을 올리지 않고 브랜드명을 바꾼다면 내용은 그대로인데 이름만 바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DL이앤씨는 당초 신규 브랜드인 ‘드레브372’가 사실상 하이앤드 브랜드라고 설명한 바 있다. DL이앤씨는 드레브372 설계를 위해 세계적인 거장들과 협업했고 하이앤드 상품 기준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여러 채널을 통해 “북가좌6구역 조합원만을 위해 드레브372 브랜드를 런칭했고 최고의 설계를 이 안에 담아냈다. 이미 드레브372는 하이앤드 상품 기준에도 맞고 아크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이앤드급 상품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앞서 DL이앤씨는 북가좌6구역 입찰제안서를 통해 ‘아크로 선택제’를 안내했지만 제안서 문구에는 ‘아크로 적용 시 상품과 도급금액이 변경된다’고 명시돼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와는 달리 최근 공사비 증가 없이 아크로 적용을 공언했다. 굳이 브랜드를 변경하는 까닭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입찰제안서와 상반된 설명, 법적 우위는?
전문가들은 “재건축 수주 이전에 시공사의 ‘입찰제안서’와 주택사업본부 대표의 ‘말’이 충돌하면 입찰제안서가 법률적 우위를 갖는다”고 말한다.
조합원에 따르면 DL이앤씨 측은 최근 현장설명회를 통해 “드레브372는 이미 아크로와 같은 하이앤드급 스펙을 가진 상품이다. 아크로를 도입하더라도 추가적인 설계도 제출 없이 기존 범위 내에서 브랜드를 교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계 변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초 제출한 입찰제안서와 상이한 현장설명회의 내용이 조합과 조합원을 현혹시키는 제안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용 증가 없는 브랜드명 변경의 의미
DL이앤씨 측은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아크로드레브372’ 홍보관을 차려 조합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러면서 모 매체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가좌6구역은 풍부한 인프라와 광역 교통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서울 서북권의 핵심 주거지역”이라며 “건설 노하우와 주거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를 통해 드레브 372를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크로’를 홍보하고 나선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드레브372라는 단일 브랜드를 통해 최고급 아파트를 짓겠다고 해놓고 경쟁사인 롯데건설에서‘ 르엘’을 내세우자 다급한 마음에 진짜 최고급 브랜드인 ‘아크로’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며“조합원의 입장에서는 비용문제든, 최상급이라는 표현 문제든 속이려 했다는 느낌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드레브372’를 적용한 제안서에 3.3㎡ 당 공사비를 494만원으로 제시했다. 총 공사비는 5351억원 규모다. ‘아크로’ 브랜드가 적용된 강남권 단지들의 평당 공사비는 아크로리버파크가 590만원, 아크로리버뷰신반포가 523만원에 이른다. 진짜 ‘아크로’를 만든다면 비용 증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편, 북가좌6구역 재건축사업은 서대문구 북가좌동 일원에 지상 29층, 19개동 규모의 아파트 1911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4년 5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 이후 지난해 2월 조합설립인가를 거쳤으며, 이달 말경에 시공사가 결정될 예정이다. 시공사가 어디로 정해지든, 최고 브랜드를 갖게 된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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