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은 맨체스터 현지 인터뷰에서 거듭되는 열애설에 대해 “이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지쳤다”고 토로했다. 이주연 프리랜서 |
이젠 박지성도, 또 그의 부모들도 웬만한 열애설에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주위에선 여전히 열애설만 나왔다 하면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박지성 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해오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러려니’하며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그런 박지성도 이 열애설에는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바로 일본의 프로배구 선수이자 인기 스타인 기무라 사오리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끝난 직후에 터진 기무라 사오리와의 열애설은 전혀 근거도 없었고, 일면식도 없는 상황이라 오히려 박지성이 그 많은 여자 선수들 중 하필이면 왜 그 선수하고 열애설이 났는지 더 궁금해 했을 정도였다. 박지성의 아버지 박성종 씨는 “여러 가지로 소문의 진원지를 추측해 보다가 지성이가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일본 여자 선수와 열애설이 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거야말로 뜬금없는 열애설이었다는 것. 박지성도 열애설이 기사화된 후 그제야 기무라 사오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했을 정도였다.
탤런트 이보영과의 열애설을 떠올리면 더더욱 심란해진다. 2007년 두 사람의 열애설이 기사화됐을 무렵, 박지성은 수술 후 한창 재활 중이었다. 재활 기간 동안 잠시 한국을 다녀갔었는데 이보영과 사귄다는 소식이 꽤 구체적인 정황까지 묘사되면서 기사화됐던 것이다. 당시 확인 취재를 위해 맨체스터에 있는 박지성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었다. 그는 기자한테 처음으로 이 소식을 듣는다면서, 아들이 훈련 마치고 돌아오면 확인 후 전화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몇 시간 후 걸려온 전화 통화에서 박 씨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마디로 절대 아닙니다. 지성이도 한국에 갔을 때 미용실에 들렀다가 이 소문을 들었나봐요. 우연히 지나가다 스친 적도 없다고 했어요. 뉴스가 없으니까 별별 소문을 다 만들어 내네요. 제가 잠시라도 아들을 못 믿은 게 죄책감이 들고 부끄러울 정도예요.”
그 후 박지성은 송윤아와도 열애설이 났지만, 이는 송윤아가 유해진과 같이 찍은 사진을 박지성으로 오인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 송윤아와 유해진 사진을 맨유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비롯된 해프닝으로 끝났다. 최근에는 가수 솔비와도 사귄다고 알려졌지만, 이 또한 박지성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김흥국 씨의 ‘장난’에서 연유된 웃지 못할 사건이었다.
올해 초 불거진 미스코리아 출신과의 열애설에 대해선 박지성 측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증권가 정보지에서 비롯된 이 내용에 대해 소문을 퍼트린 사람을 찾아내 법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겠다고 강경한 방침을 세운 것이다. 박성종 씨는 “지성이는 남자지만, 이렇게 이름과 얼굴, 학교까지 알려지게 되면 여자가 더 피해를 보는 게 아니냐”면서 “그런데도 여자 측에서 일절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다. 사실이 아닌 일에 대해선 여자 측에서도 어떤 얘기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박지성 열애설의 결정타는 바로 허정무 감독의 딸, 허은 씨와의 결혼설이었다. 이번엔 박지성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축구 감독의 딸이라는 점이 이전의 열애설과는 달리 꽤 설득력 있게 다가갔다. 이 결혼설이 나왔을 때, 박지성의 측근 중 한 명은 “박지성이 다른 사람도 아닌 축구 감독의 딸과 결혼한다는 게 말이 되겠나. 두 사람이 죽고 못 사는 관계가 아니라면, 박지성 성격에 축구인과 개인사를 엮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박지성과 함께 맨체스터에서 머물고 있었던 어머니 장명자 씨는 “살다보니 별의별 소문이 다 나온다”면서 “이런 소문이 더 이상 안 나오려면 하루 빨리 지성이가 장가를 가야 하는데, 여자를 만나는 것보다 지금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을 안는 게 훨씬 더 현실적인 일이 될 것 같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5월 29일, FC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친 뒤 귀국하는 박지성은 6월 15일 열리는 베트남 자선 경기(아시안드림컵)를 준비하느라 바쁜 일정들을 보내야 한다. 아시안드림컵을 마친 후에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데, 이때 소개팅을 할 수도 있다는 게 가족들의 귀띔이다. 아버지 박 씨는 “지금까지 몇 차례 소개팅을 했지만 두 번째 만남으로 이어진 사람이 없었다”면서 “선수가 아닌 인간 박지성을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게 아들의 바람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한다. 오죽했으면 박지성의 할머니가 “세상 여자 다 똑같으니까 몸만 성한 사람이면 빨리 결혼하라”고 야단을 쳤을까. 최근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기자의 열애설 질문에 “이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지쳤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은 바 있다.
비록 자신의 결혼식은 아니지만 박지성은 6월 12일 후배의 결혼식장으로 향한다. 바로 대표팀 주장을 대물림한 박주영-정유정 씨의 결혼식이다. 박주영의 결혼식도 궁금하지만 그 현장을 지켜보는 박지성에 대한 관심도 결혼식 못지않게 뜨거울 전망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