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탱크’의 포효 최경주는 최근 사상 최고의 상금이 걸린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로이터/뉴시스 |
최경주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매일 기도하고 매일 성경책을 읽는다. 우승 첫 소감은 항상 “하나님에게 감사한다”이다. 한번은 공식 인터뷰석상에서 “내 공만 열심히 치고 있으면 하나님이 알아서 경쟁자들을 하나씩 다 쳐 주신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경주는 원래 기독교와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1993년 아내 김현정 씨를 만날 때 교회를 가지 않으면 데이트를 안 해준다고 해서 따라갔다. 종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고, ‘그냥 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이슬비에 옷 젖듯이(특유의 최경주식 비유표현)’ 신앙이 생긴 것이다.
최경주는 “신앙이 없었다면 미국에서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자주 말한다. 그런데 신앙문제로 잠시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최경주의 한 지인에 따르면 최경주는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후 엄청난 수입이 생기자 원론적인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바로 십일조 문제다. 외국 교회와는 달리 한국교회는 십일조를 강조하는 경향이 짙다. 수입 중 열의 하나를 교회에 바치는 것인데, 수입이 많아지자 십일조를 내는 것은 물론, 어느 교회에 어떤 식으로 내야하는지도 고민이 된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선기금으로 뭉칫돈을 내 놓았다.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일’이 돼 버리자 아예 자선단체를 설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최경주재단인 것이다.
실제로 최경주의 자선은 일일이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또 통이 크고,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지진피해 돕기), 아이티, 북한 등 전 세계적이다. 단일 최대 우승상금(171만 달러)을 받은 이번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직후에도 최근 미국 남동부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 복구 지원금으로 20만 달러를 내놨다. “내가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을 맛보고 있을 때 인생 최대의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토네이도 희생자들이 그들의 불행이 무시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는 성명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미국 언론은 이를 크게 보도했다.
현재 최경주재단 이사장은 최경주와 함께 피홍배 (주)삼정 회장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피 회장은 주니어 때부터 최경주를 후원해온 사람이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김영재 SKY72GC 사장, 윤영석 신우회장, 김귀열 슈페리어 회장 등 이 이사를 맡고 있고, 신승남 전 검찰총장(감사) 윤세영 SBS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김상현 전 국회의원(이상 고문위원) 등이 참가 중이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