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 백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궁도가 꽤 넓어 실전에서는 살았다고 그냥 넘어가기 쉬운 형태인데, 백의 바깥 공배가 전부 메워져 있다는 것이 뭔가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급소가 보입니다만, 지금은 급소에 현혹되어서는 안됩니다. 때로는 우직한 것에 길이 있다는 것, 그게 힌트입니다.
1도(실패) 흑1이 아마 첫눈에 들어오는 급소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백2-4로 나와 끊어 그만인 것. 흑5, 백6 교환 다음 계속해서….
2도(실패) 흑1로 먹여치고 흑3쪽에서 들어오면, 아하 백이 양자충? 착각입니다. 백-24로 흑 두 점을 들어내면 양쪽에서 한 집 내는 것이 맞보기, 완생인 것입니다.
3도(정해) 우직하게, 하수처럼 그냥 흑1로 들어가고 백2 때 흑3으로 끊는 것이 백에게 변화의 여지를 주지 않는 강수로 정답입니다. 계속해서….
4도(정해) 백은 1쪽에서 단수쳐 잡는 수뿐인데, 여기서 흑2로 붙이는 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흑2로 A에서 단수쳐서는 안됩니다. 아무튼 흑2면 백은 다시 3으로 따낼 수밖에 없는데, 흑4로 잇습니다. 흑2-4가 긴요한 수순이지요. 계속해서….
5도(정해) 백1로 이어 집을 만들 때 흑2로 끼우는 것이 마무리. 백3에는 흑4로 빠져 이제야말로 백이 양자충입니다.
이광구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