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릉 선수 시절 한 주간지 기자가 인터뷰하는 도중에 ‘외모가 준수한데 태권도 은퇴 후 영화배우에 관심이 없느냐’고 물었어요. ‘그런 기회가 온다면 하겠다’고 했는데, 충무로 감독님들 중 어느 분이 그 잡지 기사를 보고 캐스팅을 한 거죠.”

“강신성일 선배님이 저를 무지 예뻐하셨어요. 1980년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면 ‘내 뒤를 이을 이가 이동준이다’까지 하셨죠. 그런데 그 당시에 선배님께서 영화 제작을 하면서 같이 하자기에 출연을 했는데, 그 작품이 망한 거예요. 그걸 보고 내가 (작품 제작을) 안 했어야 했는데….”
그는 은퇴 직전 태권도 선수로서 아팠던 상황을 모티브로 한 영화 ‘클레멘타인’을 2002년 월드컵 때 제작에 들어갔다. 세계적인 배우 스티븐 시걸을 공동주연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2004년 4월 5일 개봉하자마자 이틀 만에 내리는 참패를 겪고 말았다. 당시 함께 개봉한 영화 ‘트로이’ 등에 밀렸던 것이다.
“2000년 김진용 작곡 ‘미안해요’로 가수 데뷔한 뒤 미사리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면서 속된 말로 돈을 긁어 담았습니다. 여기에 용기를 얻고 투자받기로 하고 했던 건데, 후에 투자도 이뤄지지 않아 고생했죠. 주변의 얘기대로 영화개봉을 4월이 아닌 9월에 했으면 괜찮았을 텐데 고집 때문에….”
그는 대학 1학년 때 한 살 아래 부인 엄효숙 씨를 만났다. 어렵게 얻은 아들 일민 군을 초등학생 때 유학 보내는 등 남다른 길로 가기를 원했으나 결론은 ‘부전자전’이었다. 배우에다 모델, ‘미스터 트롯’에 출연 후 ‘상위1%’라는 노래까지 취입한 일민 군은 아빠를 따라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제 데뷔곡 ‘미안해요’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부른 것인데, 아들의 데뷔곡 ‘상위1%’는 상위 1%가 돼서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것이거든요. 이것도 부전자전이네요.”
체육인에서 연예인으로 40년 가까이 살아온 만능 엔터테이너 이동준의 꿈은 노래 부르고 봉사하는 것. ‘봉자야’는 봉사 활동 응원가로 부른다. 그의 팬클럽 ‘준사모’를 중심으로 모인 JBL은 봉사클럽이다. “지금 전적으로는 연기보다 가수 쪽으로 많이 치우쳐서 활동하고 있어요. 제 신곡 ‘해운대 그 사람’ 밀어주세요.”

이창희 기자 twin92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