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청와대는 지난 1일 해명자료를 통해 윤씨와 이씨는 17년 전부터 아는 사이이고 윤씨는 용인 땅을 매입한 소명산업개발의 실질적인 대표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씨가 결코 재력가가 아니고 소명산업개발 또한 ‘위장회사’라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윤씨의 정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씨를 잘 아는 인사들은 그를 ‘정치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실제 윤씨는 92년 대선 당시 김대중 평민당 후보의 선대위원을 맡았고, 95년 지방선거 때는 조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을 했다. 96년 15대 총선에서는 자신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 지난 5월 26일 민주당사에 들러 이강철 특보와 면담을 하고 나오는 이기명씨. 이종현 기자 | ||
윤씨와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윤씨는 전남 해남이 고향으로 본래부터 ‘DJ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씨의 부친이 제주도에서 생활을 할 정도로 이동이 잦았다”며 “(윤씨가) DJ를 동경하며 일찍 정치에 눈을 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윤씨가 연청에서 활동할 때 염동연씨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93년 DJ의 평민당과 이기택(KT) 전 민주당 총재의 민주당이 통합된 뒤 치러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당시 염씨를 노무현 후보에게 소개한 장본인이 윤씨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가 노 후보에게 호남표를 연결시켜주기 위해 염씨를 소개시켜 주었다는 것.
윤씨와 가까운 또 다른 인사는 “윤씨가 대선 3년 전인 99년 말 ‘2002년 대선 후보는 민주당의 정통성을 계승한 영남후보여야 승산이 있다’며 노 후보를 적극 홍보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윤씨가 연청 출신들과 함께 연청 표를 노 후보에게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DJ가 92년 14대 대선에서 패배, 영국으로 떠난 뒤 KT가 민주당을 이끌 때 민주당에서 윤씨와 활동했던 한 인사는 “윤씨가 정치권 이곳저곳에 얼굴을 내민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현역 의원을 제외한 교수·소장파 인사들로 구성된 ‘옳은정치 밝은사회 한겨레협의회’ 108인 모임이 결성됐을 때 윤씨가 그 일원으로 참여했다는 것.
당시 협의회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윤씨가 108인 모임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심스러웠지만 그와 가까운 최아무개 간사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기도 했다.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민주당 정당연설회에 찬조연설자로 나와 노 후보 지지연설을 하는 등 지원유세에 적극 나섰다는 것.
지난 대선 때 윤씨와 활동했던 한 인사는 최근 ‘용인 땅 의혹’과 관련, 기자에게 주목할 만한 얘기를 전했다.
올 초 경기도 성남에서 가진 한 술자리에서 참석자 한 사람이 윤씨가 노 대통령, 이기명·염동연씨 등과 가까운 것을 고려해 ‘청와대 입성’을 운운했을 때 윤씨가 “청와대는 절대 안간다”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윤씨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침묵했다고 한다.
윤씨는 소명산업개발의 실질적 오너인 동시에 부동산사업 전문업체인 C사의 고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씨의 지인들 중 몇몇은 ‘청와대에 가지 않겠다’고 윤씨가 얘기한 것이 이씨와의 부동산 사업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