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골재는 일정한 품질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폐기물에 해당한다. 건설폐기물 제35조의2(순환골재 및 순환골재 재활용제품 사용자의 준수사항) 순환골재 및 순환골재 재활용제품을 사용하려는 자는 제2조제14호에 따른 재활용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제35조에 따른 순환골재의 용도별 품질기준에 맞는 순환골재를 사용하라고 명시돼 있다.
해당 현장이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순환골재를 사용한 이유는 간단하다. 친수지역(일명 늪지대)을 매립해 조성된 토지이기에 지반이 단단하지 못하다. 건설장비 등의 작업시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어 바닥에 순환골재를 깐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정상적인 골재를 사용하면 천문학적인 건설자재 구입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순환골재를 사용하면 비용을 4분의 1가량 절약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이 있기에 시공사는 달콤한 유혹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한다.
문제는 향후 이곳에 입주할 입주민들이다. 정부가 순환골재를 사용하지 말라고 규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민의 안락하고 안전한 생활 보금자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다. 공공주택(아파트) 바닥에 폐기물을 묻고 보금자리를 지었다면 입주민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또 시공사 측은 관할구청에 비산먼지발생사업장신고서를 제출하고 공사 착공 허가를 받은 만큼, 비산먼지 억제 시설물을 가동하면서 공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관할구청은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어도 이를 지키지 않는 시공사에 아무런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비산먼지억제시설물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륜기는 있지만 설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덤프트럭은 세척 없이 도로에 나왔다. 이 관계자는 순환골재에 대해서는 “사용이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