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골절, 노인층에 특히 더 위험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는 속담 역시 대한 보다 추웠던 우리나라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올해 역시 포근했던 연말연시를 지나 소한인 5일부터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지역에 따라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다.
이렇게 추운 겨울철에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반갑지 않은 일 중 하나가 빙판길 골절사고다. 추운 날씨로 인해 도로가 얼어있거나 눈으로 인해 미끄러운 경우가 많은데 겨울철에는 보온을 위해 두꺼운 옷을 입어 움직임이 둔해지고 운동량 부족으로 근육이 경직돼 유연성이 떨어지는 등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낙상사고가 발생한다.
특히 노인층의 경우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관절과 뼈 그리고 근육 등이 약해져 힘이 떨어지고 균형 능력도 저하되어 쉽게 넘어질 수 있으며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처하는 순발력이나 민첩성이 저하되어 크게 다치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관리과의 발표에 따르면 겨울철 낙상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수는 2015년 1만 5457명에서 2018년 1만 8121명으로 약 17.2% 증가했다. 65세 이상의 경우 2015년 3,647명에서 2018년 5,546명으로 약 52.1% 급증했으며 부상 부위는 머리, 목 40.3%, 골절 47.3%로 나타났다.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넘어질 때 손을 먼저 짚게 된다. 이 경우 체중이 손목과 아래팔에 실리게 되면서 뼈가 쉽게 부러진다. 넘어진 사람들 중 대부분은 통증이 있어도 ‘조금 삐었겠지’하고 약국에서 파스나 진통소염제만 처방받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결국 며칠 동안 더욱 심해지는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상처부위가 크게 부어올라 뒤늦게 병원을 찾아 골절로 진단을 받고 장기간 치료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다가 골절 부위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넘어진 직후 손목이 심하게 부어오르거나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절치료는 크게 수술과 비수술로 나뉜다. 골절부위를 석고로 고정하는 깁스가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다. 만약 깁스를 할 수 없고 수술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골절부위가 아물 때까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수술 치료에는 골절된 뼈를 바로 잡은 후 금속물을 이용한 고정법과 인공관절을 이용한 치환술이 있다. 수술치료는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골절 상태와 나이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한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김영준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노인층은 대부분 노화로 인해 골다공증 등 골밀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가벼운 낙상 사고에도 손목 골절, 척추압박골절, 대퇴부 골절 등을 입을 수 있어 겨울철에는 낙상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노인층은 골절 후 장기간 입원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향후 후유증과 건강 악화 등이 우려되므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두꺼운 옷은 관절 운동을 방해해 빙판길에 넘어지기 쉬우므로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눈이 온 다음 날이나 눈이나 얼음이 녹은 곳, 그늘진 곳 등은 바닥이 얼어 있으므로 피해서 안전한 길로 다니도록 하며 평소보다 보폭을 줄여 걷는 것이 좋다. 보행 시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기보다는 장갑을 착용하도록 하며 밑창이 미끄럽지 않으며 굽이 낮고 착용감이 좋은 신발을 신도록 한다.
빙판길에 넘어진 경우 갑자기 일어나기보다는 주변 환경을 살핀 다음 천천히 몸을 일으킨 다음 다친 곳이 없는지 살피도록 한다. 손, 엉덩이, 척추 등이 심하게 붓거나 아픈 경우 참지 말고 정형외과에 내원해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넘어졌으니 아픈 게 당연하다는 이유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 신경 손상을 동반하거나 외관상 골절 부위가 변형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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