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양조 측은 "그간 광고모델이었던 가수 영탁과 그 어머니의 과도한 욕심과 허위사실의 언론플레이로 인해 회사의 명예 실추와 급격한 매출하락, 그리고 전국 대리점 100여 개의 폐업이 진행되는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고서도 인내해 왔다"며 "하지만 영탁과 영탁의 모친은 지난 2021년 9월 27일 예천양조 백구영 회장과 서울 지사장 조 아무개 씨를 상대로 공갈미수, 협박 및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밝힌대로 해당 사안은 경찰 조사를 통해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영탁 재계약 금액 150억(3년 총액) 요구 △주천제사, 돼지머리 고사 △대리점 및 영탁홍보관 건물 무상 요구 등에서도 경찰 불송치 결정이 내려졌으며 이 역시 영탁이 주장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았다"며 "이번 고소를 통해 전통주 제조 발전을 위해 30여 년 넘게 외길을 걸어온 기업이 영탁 모자의 갑질로 어떻게 무너졌는지 명백하게 밝혀지길 바라는 바"라고 덧붙였다.
예천양조 측은 "당사와 영탁의 모델 재계약 결렬의 결정적인 이유는 3년 간 150억 원이라는 영탁 측의 무리한 요구와 그의 어머니 이 아무개 씨의 갑질"이라며 "하지만 영탁 측은 수만 명의 팬덤을 바탕으로 오히려 '악덕 기업'이란 오명을 씌우고 불매운동이란 집단 행동에 나서 예천양조는 회사 매출 뿐 아니라 이미지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으며, 100여 개 대리점들은 대부분이 사라지고 남아있는 대리점도 거의 폐업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도 영탁의 팬들은 수만 명의 영탁 공식 팬카페를 통해 △언론기사를 담당하는 언론 대응 팀 △유튜브 기사를 담당하는 유튜버 대응 팀 △네이버TV를 담당하는 네이버 기사 대응 팀 등을 결정해 맹목적인 영탁 옹호에 나서고 있다"며 "이들은 의도적으로 예천양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가 하면, 영탁을 억울한 피해자로 만드는 이미지 메이킹 작업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도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같은 날 밀라그로는 공식입장을 내고 "1월 11일 검찰로부터 예천양조의 공갈미수 등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경찰에서 불송치 결과를 냈지만 검찰에서 이 사건에 대해 다시 수사를 진행하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현재 상태는 예천양조 측에 죄가 없다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이제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밀라그로는 "예천양조 측은 제3자에게 영탁의 새로운 방송 프로그램 첫 방송 날에 맞춰서 악의성 보도자료를 준비했다고 하며, 밀라그로 측에 상표권에 대한 합의를 하도록 유도했다"며 "당사는 공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길 원하기 때문에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탁을 이용해 악의적 보도자료 배포와 허위사실 유포, 팬심 악용 등 예천양조 측의 행태에 대해 끝까지 강경대응할 방침"이라며 "지금처럼 악의적인 여론 몰이에 휘말리지 않고 재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차분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양측 간의 갈등은 '영탁 막걸리'의 상표권 분쟁으로도 비화된 상태다. 예천양조는 2020년 1월 28일 막걸리 브랜드 '영탁' 상표를 출원했고 같은 해 4월 '영탁 막걸리'의 광고 모델로 영탁과 1년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같은 해 7월 특허청이 "TV조선 '미스터 트롯'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연예인의 예명 '영탁'(본명 박영탁)과 동일하므로 상표 등록에 관한 타인의 승낙서가 제출돼야 한다"고 출원을 거절하자 예천양조 측은 영탁의 부모에게 승낙서에 사인을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영탁 측은 바쁜 스케줄을 이유로 수개월 간 처리를 미뤄왔고 결국 기한을 넘겨 2021년 4월 19일 '영탁'의 상표 등록이 거절됐다. 그런데 이 상표가 영탁과 부모의 이름으로 2020년 8월 19일 출원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탁 측이 상표권을 가져가기 위해 일부러 예천양조 측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차일피일 기한을 넘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이후 재계약 논의 과정에서 영탁 측이 3년간 150억 원이란 거금을 주장한 것에 대해 예천양조 측은 "본인들(영탁 측)이 출원을 했으니 재계약 금액을 50억 원으로 올린 것 같다"며 "회사의 2020년 매출이 50억 원인데 단기순이익은 10억 원이었다. 도저히 (요구 금액이) 안 내려가서 드릴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반면 영탁 측은 애초에 예천양조의 '영탁' 상표 사용을 승낙한 바가 없으며 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예천양조가 일방적으로 영탁의 승낙과 관계없이 상표를 사용하겠다고 통보해 오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탁 측이 '영탁' 상표의 무단 사용에 대해 예천양조를 상대로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만큼 이 소송에서 예천양조가 패소할 경우 '영탁 막걸리'를 생산·판매할 때 영탁 측에 로열티를 지불하게 된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