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 통증…난 또 이겨낼거야
제가 야구장에서 좋은 실력을 선보일 때는 흠이 생겨도 덮어주고 실수는 감싸주면서 응원도 보내고 긍정적인 조언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그래서 팬들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는 실수는 더 확대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 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제 이름이 알려지고 팬들이 생겨나면서 전 공인 아닌 공인이 되었습니다. 제 성적표를 보고 일희일비하는 팬들을 보면서 전 감동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 시즌 계속되는 악재들 속에서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라면, 선수는 운동장에 있어야 하고, 운동장에 있을 때는 좋은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팬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한 선배님이 어떤 글에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실력’이라면서 저한테 조언을 남기셨더라고요. 어떤 의미로, 어떤 취지로 그런 얘기를 하셨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같은 야구선수 출신으로 제가 부상을 당한 상황들이 어쩔 수 없었다는 걸 너무 잘 아시면서, 왜 저한테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엄지손가락 부상을 당한 건 경기 중이었고, 상대 투수의 공에 그런 부상이 일어난 건, 운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10주가 넘게 걸린다는 재활기간을 6주 반으로 줄여가며 열심히 몸 만들어서 다시 야구장으로 출근하다가 또다시 옆구리 통증이 유발된 건, 플레이오프 진출을 소원하는 팀의 절박한 상황에서 서둘러 몸을 만들고 성적을 내려다보니 몸에 무리가 왔던 거였죠.
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 야구장과 집만을 오가며 미친 듯이 재활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다 옆구리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을 때는 정말 미치고 환장할 뻔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발버둥을 치며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는지는 우리 팀 트레이너부터 코칭스태프, 모두가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주전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 상황에서 제가 또 다시 옆구리 부상을 당했을 때, 제가 감독이라면 욕도 하고 화도 내고 그럴 것 같지만, 감독 코치는 물론 선수들 또한 ‘네 탓’이라며 뭐라고 한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제 상황을, 제 처지를, 제 마음을 알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단순히 기사로 노출된 부분만 보고 조언인지 충고인지를 하는 데 대해선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쓰립니다.
오늘부터 조심스럽게 허리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아무런 이상도 통증도 느끼지 않고 있어요. 내일부터는 스윙 연습을 시작하는데, 아마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잦은 재활 운동으로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이지만, 이렇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 보면서 용기도 내고 힘도 얻고 있습니다.
잘나갈 때, 응원을 보내주시는 것도 고맙지만, 선수가 힘들고 외로울 때 따뜻한 위로와 격려 한마디 해주신다면 더 큰 감사와 고마움을 느낄 것 같습니다.
클리블랜드에서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