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강서의 아들 김승현에게 강서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 호소
흔히들 행정가의 조건으로 행정 경험과 능력을 꼽는다.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도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 중 하나다. 하지만 김승현은 말한다. 능력과 경험, 이해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역에 대한 애정, 애착이 있어야 한다고.
김승현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는 11살이던 1998년 강서구로 전입해 왔다. 5호선 발산역이 막 생겼고 마곡동은 길도 잘 나지 않았던 논밭이었다. 편도 1차선 도로와 비포장 흙길투성이던 방화동, 분홍색 버스가 드문드문 골목을 돌고 김포공항을 오가는 비행기 소리가 끊이지 않던 시절, 소년은 강서 사람이 됐다.
김승현은 송화초 10회, 공항중 46회, 한서고 19회를 졸업했다. 공항동과 방화동 토박이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화곡역, 강서구청, 까치산역까지 나가 놀았다. 오르막길 일색인 동네들, 마을버스 없이는 지하철역까지 나오기도 힘든 강서와 함께 자랐다.
김승현은 강서가 서울의 변두리이던 시절을 안다. 강서구가 건설 폐기물 처리장, 하수처리장 등으로 여겨지던 시절이다. 공항으로 인해 고도 제한을 받고, 재산권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들을 그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자기 이웃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진성준 의원이 “강서의 아들 김승현에게 강서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김승현은 방화동 공부방을 이용하던 아이였다. 당시도 대치동, 목동에는 전문적인 입시학원이 넘쳤지만 방화동에는 소규모 개인 학원도 많지 않았다. 인프라 자체가 부족했던 시절 김승현은 구립 공부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공부했다. 낡은 나무로 짜인 책상에서 서로 모르는 부분은 가르쳐주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그에겐 교육이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이번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공부방 운영이 중단된 것을 안타까워하며 공부방 예산을 늘리고 강서구의 교육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런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인의 꿈을 꾸게 된 건 외삼촌인 나이균의 영향이 컸다. 나이균 전 민주당 통일특별위원장은 80년 5월 당시 김대중 지지 모임의 실무를 맡은 인물이다. 이후 민추협, 신민당 당기위원, 평민당 초대 조직국장 등을 역임하며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연행과 구타, 가택연금을 당했던 일은 조카인 김승현에게 정치를, 그리고 민주당을 선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승현의 목적인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정치’가 발현하게 된 이유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정치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신학은 김승현에게 자신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게 했고, 정치학은 지역의 현안을 더욱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게 했다. JSA 공동경비구역에서의 군 생활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을 조금이나마 표현할 수 있는 계기였다.
국회의원 보좌관, 서울시 정무 보좌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면서도 그에게는 고향, 강서라는 꿈이 있었다. 지역 현안 중 하나인 건폐장 이전 역시 그가 서울시, 청와대에서부터 고민해온 것 중 하나다. 김승현은 “타지역의 혐오시설들을 처리했던 사례들을 취합해 제게 권한이 없던 시절부터 준비하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김승현의 공약은 모호하거나 포괄적이지 않다. 늘 세밀하고 직접적이다. 공약들은 지역 현안의 중추를 짚고 있다. 김승현은 지금까지 화곡동, 등촌동, 염창동, 가양동, 발산동, 우장산동, 공항동, 방화동의 동별 공약을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10개까지 발표했다. 공진중학교 폐교부지 미래교육센터 건립, 강서구민회관 리모델링, 우장산 근린공원 지하 주차장, 건폐장 이전, 방신시장 공영주차장 확충, 장난감 도서관, 틈새돌봄서비스, 공공산후조리원 등은 평소 구민의 요구를 귀담아들은 결과다.
이런 공약은 ‘강서 이해도’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강서 갑‧을‧병 지역위원회가 마음을 모아준 것이기도 하다. 김용연 서울시의원은 “내가 강서구청장을 포기한 건 김승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승현은 침체된 강서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지닌 유일한 적임자”라는 것이 김 의원의 생각이다. 경선에서 경쟁한 장상기 시의원 역시 한정애 의원과 유세에 나섰다. “강서와 평생을 함께해온 김승현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연대도 김승현의 선한 영향력을 드러내는 요인 중 하나다. 26일 강서구장애인복지실현연대가 ‘강서구 3만 장애인복지실천을 위한 김승현 지지 선언’에 나섰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서구지부와 강서 시민사회네트워크 강서동행 역시 김승현에게 정책을 전달하며 기대를 드러냈다. 장애인, 노동자, 취약계층이 김승현 지지에 나서는 건 김승현이 걸어온 길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승현 후보의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투표 의욕을 잃었다. 지방선거 전체를 관통한 지지층의 무관심을 강서구도 피해갈 수 없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단단히 결집한 것에 반해 민주당 지지층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결국 지지층이 투표장에 얼마나 나올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위기 상황에서 민주당 지역위원회 관계자는 지지층과 주민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당을 위해 투표하자는 말이 지금처럼 무색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당을 위해서도 후보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다만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 사회를 이끌어갈 청년들, 편히 쉬셔야 하는 어르신들, 그리고 우리 자신을 위한 투표입니다. 언제든 강서를 떠날 수 있는 사람, 떠났었던 사람이 아닙니다. 계속 우리와 함께했고 앞으로도 함께 할 사람. 우리를 위해 자기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사람에게 투표해 주십시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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