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쌍천만 기대, 8월 ‘비상선언’ ‘헌트’ 대기…할리우드 영화는 ‘토르’뿐
이미 ‘한산: 용의 출현’이 7월 말에 개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7월 극장가는 초중순은 ‘토르: 러브 앤 썬더’, 중하순은 ‘한산: 용의 출현’이 흥행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은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대첩을 그린 영화로 1761만 명을 동원한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의 후속편이다. 게다가 ‘명량’에선 짧게 등장한 ‘구선’(거북선)이 이번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본격 등장하는 터라 강해진 조선 수군의 전투력만큼이나 흥행력도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2년 반가량 개봉하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는 대작들이 워낙 많은 터라 이번 여름에 개봉해야 하는 다른 한국 영화들 입장에선 일찌감치 7월 개봉을 예고한 ‘한산: 용의 출현’의 존재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외계+인 1부’가 7월 20일 개봉을 확정했다. 사실상 ‘한산: 용의 출현’과의 정면승부 선언이다. 아직 개봉일을 확정하지 않은 ‘한산: 용의 출현’의 경우 7월 27일 개봉이 유력한 상황으로 13일에 개봉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수요일 개봉이 대세이기 때문으로 ‘외계+인 1부’와 ‘한산: 용의 출현’은 한 주 차이로 개봉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은 낮지만 같은 날 개봉할 수도 있다.
‘외계+인 1부’ 역시 1000만 관객이 기대되는 ‘최동훈 영화’다. 충무로에서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과 ‘암살’로 연이어 1000만 관객 영화를 만들었고 이번 ‘외계+인 1부’로 3연속 1000만 관객에 도전한다. 여기에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이하늬 등 출연진도 탄탄하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등을 내세운 ‘한산: 용의 출현’에 비해 출연진의 티켓파워는 더 앞선다고도 볼 수 있다.
8월로 넘어가면 또 다른 대작 ‘비상선언’이 기다리고 있다. ‘더킹’ ‘관상’ 등의 영화를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영화로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톱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게다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재난을 그린,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재난영화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비상선언’은 2021년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작품으로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봉이 미뤄져 8월 개봉을 확정지었다. 2만 8000여 피트 상공의 공포와 긴장감을 살려냈다는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또 하나의 1000만 관객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8월 극장가에는 또 다른 복병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헌트’다. 그러고 보면 이번 여름 8월 극장가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던 한국 영화 2편의 대결이기도 하다.
‘헌트’는 조직 내에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영화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월드스타로 발돋움한 이정재와 정우성이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23년 만에 한 영화에 함께 출연한다. 영화계 절친의 동반 출연작으로 이정재가 이번 영화의 연출까지 맡다 더욱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한국 영화는 거듭 개봉을 미뤄왔던 터라 극장 관객 점유율을 완벽하게 할리우드 영화 등 외화에 내줬다. 그렇지만 이번 여름 극장가에선 대작 한국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오히려 외화들이 개봉 일정을 두고 눈치 경쟁을 벌였다. 일찌감치 7월 6일 개봉을 확정 지은 ‘토르: 러브 앤 썬더’가 여름 극장가에서 홀로 눈에 띄는 외화다.
다만 ‘토르’ 시리즈가 국내에선 기대 이하의 흥행 성적을 기록해왔다. ‘토르: 천둥의 신’이 169만 명, ‘토르: 다크 월드’가 304만 명, ‘토르: 라그나로크’가 48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물론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1000만 관객 영화에 범접할 수준은 아니었다. 기존 시리즈의 성적을 기반으로 볼 때 ‘스파이더맨’ 시리즈나 ‘닥터 스트레인저’ 시리즈만큼의 폭발력은 아니라는 얘기다.
게다가 ‘토르: 러브 앤 썬더’ 입장에선 여름 극장가 대작 4편이 아닌 6월 말인 6월 29일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과의 경쟁이 더 절박하다. 단 한 주 차이로 7월 20일 개봉하는 ‘외계+인 1부’보다 더 개봉 시점이 가깝다. 따라서 아무리 잘나가는 마블 영화일지라도 한 주 전 개봉하는 ‘헤어질 결심’과 2주 뒤 개봉하는 ‘외계+인 1부’의 시간 차 협공을 이겨내야 하는 처지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에게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안긴 작품으로 박해진과 탕웨이가 주연이다. ‘칸 영화제 수상작’이라는 확실한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데다 탕웨이가 출연하는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흥행 동력은 분명하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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