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최경주(오른쪽)와 지난 12월 셰브론 월드 챌린지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 로이터/뉴시스 |
▲ 한국이 LPGA 100승의 주인공 최나연. 작은 사진은 왼쪽부터 토종그린 ‘퀸 오브 퀸’ 김하늘, 새로운 여제 청야니. |
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레지스터 LPGA 첫 우승을 한 이후, 올해 23년 만에 최나연이 말레이시아 시암다비 대회서 정상에 오르며 역사적인 100승 주인공이 됐다. 물론 그 과정에는 박세리가 달성한 25승이라는 위대한 과업이 있었다. 김미현, 박지은도 빼놓을 수 없다. 아직도 현역에서 뛰고 있는 선배들의 맹활약으로 이후 박세리 키즈, 신지애 키즈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 선수들의 경계 대상으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2.2015년 프레지던츠컵 유치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국가 선수들이 벌이는 세계적인 대륙 대항 남자골프대회로 참가 자체가 선수들에게 큰 영예다. 지금까지 이 대회를 개최한 나라는 미국 외에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등 4개국뿐인데 우리나라가 아시아 국가 최초로 프레지던츠컵을 개최하게 됐다. 호주 멜버른에서 열렸던 대회에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등 역대 가장 많은 선수가 출전해 맹활약해서 전 세계 골프팬에게 한국남자 골프의 위상을 각인시켰다.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2015년 대회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6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국가 이미지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3. 일본 3대 투어 한국인 싹쓸이
2011년 일본프로골프투어가 한국선수들에게 모두 상금왕을 내줬다. 배상문과 안선주, 김종덕이 남녀 프로골프투어와 시니어 투어 상금왕을 전부 석권했다. 전무한 일이다. 일본 남자, 여자 투어는 2010년 김경태, 안선주에 이어서 2년 연속 한국선수들에게 1위를 넘겨줬다. 그들에게 위대한 스타인 이시가와 료가 김경태와 같은 조만 되면 위축되는 플레이를 펼치는데, 이것이 감정적으로 일본 골프팬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 일본 프로 골프계 전체가 상당한 자괴감에 빠져 있다는 후문이다.
4.여왕 등극, 김하늘의 재기
2011년 국내 골프 투어는 상반기까지 상위권 선수들의 실력 평준화로 인해 뚜렷한 스타가 부재했던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하반기에 왕중왕 이벤트 대회를 포함 4승, 통산 5승을 거둔 김하늘의 맹활약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5. 최경주 ‘플레이어스’ 우승
2년 4개월 우승 공백이 있는 동안 역경이 많았던 최경주가 지난 5월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데이비드 탐스를 연장전에서 이기고 우승을 했다. PGA 투어 관계자 역시 ‘이 우승이 최경주의 데뷔 후 최고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올해 10월에는 국내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을 완벽히 회복했다는 것이다.
6.남녀 골프협회 동반 표류
2011년 남녀 골프협회는 수장 선출에 잡음을 표출하면서 원만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임시로 회장이 선출되면서 한해 결산을 마무리해야 하는 현 시점까지 재정비를 못하고 있다. 선수는 일류인데 협회는 삼류라는 뼈아픈 질책에도 항변할 수 없게 됐다.
7. PGA Q스쿨 역대 최다 통과
노승열과 배상문, 재미동포 존 허와 리처드 리가 2012 PGA투어 시드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최경주, 양용은, 위창수, 강성훈, 나상욱, 앤서니 김, 이진명 등 이미 출전권을 갖고 있는 7명에다 이번에 합류한 영건 4명까지 총 11명이 미국 PGA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셈이다.
8. PGA 유럽 선수들 맹활약
룩 도널드가 2011 PGA, EPGA 양대 투어 상금왕을 석권했다. 정교한 골프를 추구하는 선수가 힘과 거리를 자랑하는 미국 선수들에게 한방 먹인 셈이 됐다. 아울러 북아일랜드의 희망 로리 맥길로이도 2011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날 속절없이 무너졌던 굴욕을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완벽하게 설욕했는데, 20대 초반으로 혈기왕성한 기량을 자랑하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대표적인 선수다.
9. 타이거 우즈 부활 조짐
2011년 4월 필자는 내한한 우즈를 방송에서 만났다. 첫 칼럼에서 표현한 대로 인상 쓰는 호랑이가 미소 짓는 호랑이로 변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우즈가 세계랭킹 50위 밑으로 떨어질 줄 몰랐다. 급기야 프레지던츠컵 자력 출전이 불가능해서 단장 추천으로 합류한 그가 시즌 막판에 자신이 주최한 대회, 셰브론 월드 챌린지에서 우승했다. 극적이었다. 미우나 고우나 우즈는 우즈다. 내년 그의 골프인생이 어떤 행보를 향할지 궁금하다.
10. 새로운 여제 청야니 등극
청야니의 스윙은 놀랍다. 그녀의 스윙은 남자 선수 같은 파워를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즌 막판 자신의 고국 대만에서 있었던 이벤트 대회 스윙잉 스커츠 대회에서 청야니는 다른 선수들이 모두 오버파로 부진을 겪는 동안 혼자 6언더파를 기록,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확실히 입증했다. 소렌스탐과 오초아 같은 대형선수가 떠난 LPGA가 흥행 부진을 겪는 가운데, 세계 랭킹 1위 청야니가 새로운 돌풍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 9월 열린 미국 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이 열린 스카이72C 오션코스 파4 265야드 15번홀에서 보여준 가뿐한 1온은 그녀의 기량을 바로 대변하고 있다.
최영주 SBS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