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비리 의혹 ‘불똥’
15년간 몸담았던 롯데를 떠난 손민한은 제주도로 떠나 개인훈련에 매달렸다. 일부에선 2009년 어깨수술 이후 급격하게 내림세를 타던 손만한의 재기를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38세의 나이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손민한은 “반드시 그라운드로 돌아가 실추한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재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해 12월 손민한은 제주에서 훈련 중이던 신생구단 NC를 찾았다. 김경문 NC 감독의 허락을 받고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하프 피칭까지 소화했다. 당시 손민한의 하프 피칭을 지켜본 김 감독은 “후배가 다시 야구인생을 살겠다는데 기회를 줘야 하지 않느냐”며 손민한의 영입을 시사했다. 이상구 NC 단장도 “어깨상태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며 “손민한처럼 베테랑 선수는 실력 외적으로도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NC는 손민한 영입에 나섰다.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이상이 없으면 바로 계약을 완료할 것처럼 보였다. 손민한도 “돈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NC행에 전혀 걸림돌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손민한의 NC행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메디컬 테스트가 끝나고, 해를 넘겼지만 NC의 영입 발표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유는 뭘까.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손민한의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일까.
NC 관계자는 “손민한의 몸엔 큰 이상이 없다”고 귀띔했다. 그보단 “그의 둘러싼 돌발변수가 원체 많기에 영입을 주저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NC의 손민한 영입 중단 배경엔 선수협 비리의혹이 결정적이었다. 선수협은 전임 사무총장이 비리혐의로 7개월째 재판을 받자 지난해 연말 회장과 사무총장을 전격 교체했다. 신임 박재홍 회장과 박충식 사무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깨끗한 선수협 운영”을 주창하며 “전임 집행부의 비리를 낱낱이 밝혀 법의 심판을 묻겠다”고 목소릴 높였다. 실제로 신임 집행부는 특별회계감사를 통해 새로운 의혹을 밝혀내고 1월 9일 부천지청에 전임 회장인 손민한과 권시형 전 사무총장을 배임혐의로 고소했다.
그렇다면 신임 선수협은 어떤 이유로 손민한을 고소한 것일까.
박재홍 신임 회장은 “전임 회장이던 손민한의 비호와 묵인 없이 권 전 총장 혼자서 온갖 비리를 저질렀을 리 만무하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손민한이 권 전 총장을 감싼 증거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원래 사무총장 임기는 3년이다. 선출도 총회에서 선수들이 직접 뽑게 돼 있었다. 그러나 2010년 4월 손민한과 권 전 총장은 총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둘이서 사무총장 임용 약정을 맺었다. 이 약정에 따라 권 전 총장은 2014년까지 임기 4년을 보장받았고, 2018년까지 계약이 자동 연장됐다. 게다가 총장 연봉도 1억 원에, 연봉의 50% 범위 내에서 선수협 총수입의 10%까지를 성공보수비로 받도록 규정했다. 회장과 사무총장 둘이서 북치고 장구까지 친 셈이었다.”
박 회장은 “연봉 6억 원의 손민한이 달마다 회장 판공비로 100만 원씩 수령했다”며 “지난해 선수협 기금에서 2100만 원을 빌려 가는 등 선수들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개인 금고처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회장을 맡던 선수협에 고소된 손민한은 현재 두문불출하고 있다. 손민한이 법적 분쟁에 휘말릴까 우려해 영입을 보류했던 NC는 영입 계획을 철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동희 스포츠춘추기자
-
‘바둑여제’ 최정 vs ‘천재소녀’ 스미레, 여자기성전 결승 관전포인트
온라인 기사 ( 2024.11.26 14:51 )
-
UFC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 방한…‘페레이라 웃기면 1000만원’, VIP 디너 행사로 한국팬들 만난다
온라인 기사 ( 2024.10.17 05:34 )
-
[인터뷰] 스포츠 아나운서 곽민선 "관전부터 e게임까지 축구에 푹 빠졌어요"
온라인 기사 ( 2024.11.14 1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