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들, 뮤지컬로 똘똘 뭉쳤다”
- 경북교육뮤지컬연구회 김찬성 회장 "오로지 자력으로 뮤지컬 제작, 학교예술페스티벌 진출까지"
- 교육연극연구소 '메탁시스' 김종백 소장 "예술기반통합교육, 교육부·교육청·지자체 적극적 지원과 관심 필요해"
[일요신문] "우리끼리 갈라쑈오!"
미래의 꿈나무와 함께 자라는 교사들이 뮤지컬로 똘똘 뭉쳤다. 지난 1일 경북교육청 연수원 인재관에선 교사들이 교복을 입고 가발을 쓴 채 뮤지컬 '갈라쑈'를 가졌다.이들은 프랑캔슈타인, 댄싱퀸, 모차르트, 번지점프를 하다, 빨래, 아이다, 위대한쇼맨, 김종욱 찾기, 레드북, 오페라의 유령, 킹키부츠 등 14곡을 잇따라 선보였다.
기획부터 연기, 춤, 음향, 영상, 소품까지 모두 교사들이 일궈낸 보기드문 공연이었다.
이들은 예술을 통해 교육을 만나고, 교육으로 예술을 만나는 '대구경북 교육뮤지컬 연구회' 선생님들인 것.
"사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학교 반 아이들에게 1년동안 2개 작품을 만들면서 시작했는데 혼자선 어려워 연구회를 통해 선생님들과 공조하면 좋겠다고 한 것이 현재 이렇게 크게 됐습니다."
경북교육뮤지컬연구회 김찬성 회장(구미 선주초등학교)은 이같이 털어놓으며 배경을 설명했다. 2018년 김 교사로부터 시작된 선생님들만의 뮤지컬공연은 구미를 시작해 포항, 영주, 대구, 경산으로 확대됐다.
"당시엔 외부강사를 초빙해서 배워보자는 의견과 우선 우리끼리 뭔가라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한표 차이로 작품을 먼저 만들어보는 것으로 결정났어요. 덕분에 2019년 '김종욱 찾기'를 선생님 8명이서 하게 됐어요. 배경은 아예 없죠. 그냥 소품 좀 만들고, 집에 있던 의상 걸치고, 형광등 켜고 끄는 방식으로 조명했어요(웃음). 그때는 지금처럼 커질 것을 상상하지 못했었죠."
2020년 12월에는 제작사 ㈜씨에이치수박의 라이센스를 얻어 뮤지컬 '빨래'를 했다. 2층짜리 세트에 2시간30분짜리 러닝타임이 들어가는 대공연이었다. 김 교사는 주변 선생님들을 모아 대사와 노래 전부를 외워 공연을 해버렸다. 덕분에 2021년 5월 북도교육청문화원(포항)에서 재공연까지 하게 됐다.
"이때부터 무대, 조명, 의상, 소품을 다 업그레이드 했어요. 며칠 밤새가며 만들었죠. 선생님들도 많이 모였어요. 그 당시 30~40명으로 크게 늘어났죠. 이왕할거 좀더 잘해보자 싶어서 무대장비를 직접 구매해서 다른 학교에 공연 지원도 했어요."
현재 경북교사뮤지컬 회원은 70여명이다. 오로지 자력으로 뮤지컬을 제작한 경험이 쌓이면서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치며 '갈라쑈'까지 하게 된 것이다. 이젠 지역공연이나 학교예술페스티벌에 출연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도 보안 해 야 될 점은 많다.
대구 지역 회장을 맡고 있는 노윤정 교사(황금중학교)는 "사실 지금도 쉽지만은 않은 환경이예요. 그래서 더 간절하게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죠.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자비로만 연구회 활동과 학생들의 뮤지컬 공연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교육연극연구소 '메탁시스' 김종백 소장은 예술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소장 역시 교사였던 시절 학생들과 뮤지컬을 하며 수십년 현장에서 발로 뛴 전문가로 예술을 통한 전 교과의 통합적 미적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존듀이의 질적사고 개념을 교육적 모델로 적극 수용하려는 연구방법이 바로 아이스너의 '예술기반 통합교육 연구'"라며 "지금 경북교육뮤지컬 연구회 선생님들이 하고 있는 '뮤지컬'이나 교육연극연구소의 '낭독극, '상황극 만들기' 등은 아이스너의 '예술기반통합교육'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육부 또는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교사들의 연구회 활동이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 그리고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교사뮤지컬은 '헛지컬'로 활동한다.
△헛지컬 구미(김찬성, 천현옥, 장두표, 장한나, 이순철, 김명성, 박세림, 서남호, 김경화, 권현경, 김유정) △헛지컬 포항(이유진, 신홍구, 박휘찬, 김선영) △헛지컬 경산(김성수, 정문기, 이지영, 김민성, 박선영, 이명희, 이호진, 이아현) △헛지컬 영주(안효국, 금재룡, 최윤정) △앙상블(노윤정, 배선명, 권경환, 최선경, 이기쁨, 배윤지, 곽순란, 김영원, 김진술, 김신애) 등으로 구성됐으며 △안무지도 정한산 △음향 백진우·김승이 △조명 감정식·리아 △조명보조 박형범 △영상촬영 정인범 △사진 임민식 △영상보조 권현욱으로 짜여졌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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