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국내 굴지의 카드회사 출신으로 2006년 협회에 입사해 회계 업무를 담당해온 K 과장은 50억 원에 달하는 법인카드 사용에 따라 포인트(사용액의 0.2%)가 적립되는 걸 악용해서 이를 기프트카드로 바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횡령 시기는 2009년 2차례, 2011년 한 차례였고 모두 2489만 원이었다.
1월 26일 오전 한 케이블 방송이 보도하면서 불거진 이번 사태의 개요는 이렇다.
협회는 13일 퇴직에 따른 위로 합의금을 명목으로 과장급 직원 2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1억 5000만 원을 지급했다. 작년 12월 31일 사직 처리된 K 과장은 작년 11월 8일 협회 심판국 사무실에서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훔치다가 발각됐다.
그러나 당시 절도 사건으로 사퇴 압력을 받자 K 과장은 협회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 여러 가지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오히려 위협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조중연 축구협회장도 “K 과장을 불러 사건 경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적법한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협회는 작년 12월 9일 10여 명의 각 부서장들이 포함된 인사위원회를 구성, “일단 K 과장을 한 주 동안 직무정지시키고, 재심에서 최종 징계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인사위는 조사위원회를 12월 9일부터 16일 사이 모두 네 차례 열고 절도와 횡령 혐의가 있는 K 과장의 징계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위로금까지 얹어주는 권고사직으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인사위원들 가운데 K 과장을 두둔하는 인사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고, 협회 노조위원회가 적법한 절차와 징계를 내릴 것을 촉구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K 과장은 인사위에 앞서 자신이 횡령한 금액보다 1만 원이 많은 기프트카드 2490만 원 어치를 최근(발급일 2011년 10~11월) 다시 구입해 반납했고, 인사위는 기프트카드를 되돌려줬다는 사실만을 인정했다. 당연히 이뤄져야 할 형사고발 조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협회 노조는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협회 행정 총괄자인 김진국 전무이사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전무는 “기프트카드를 반납했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은 감사까지 받아가며 철저히 관리했으나 개인적인 용도로 쓰여진 포인트 적립 등에 대해선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결국 사퇴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