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대한민국의 ‘섬’인가 경쟁도 발전도 없는…
대구경북의 유력지인 <매일신문>의 3월 15일자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당 대표가 직접 부산을 찾아 ‘맞춤형 공약’을 내세우는 것과 달리 27석이 걸린 대구경북에는 16일 현재 새누리당 공천자도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독식이 예상돼 ‘말뚝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정치권의 인식 때문에 어느 당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부산만 해도 새누리당의 텃밭이지만 조경태 의원이 재선으로 ‘알박기’를 하며 왜곡된 지역주의에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를 낳고 있다. 또한 노무현이라는 야당 출신 대통령까지 낳은 ‘민도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여전히 ‘그들만의 지역’으로 남아 있다.
대구지역 언론사 한 기자는 “동남권 신공항 실패, 반쪽 의료복합단지 등으로 가뜩이나 민심이반이 극에 달해 있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섬이 돼있는 상황”이라며 “20년 가까이 1인당 총생산량(GRDP) 전국 꼴찌의 불명예는 새누리당의 정치독점 체제에서 온 것이라는 게 여론주도층의 공통된 인식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군포 지역구를 버리고,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우며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의원(민주통합당 최고위원)도 25% 전후에서 지지율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고 있다. 진보신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실패한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새누리당을 벗어나려는 유권자들의 의식이 성숙되지 않은 탓이다. 김부겸 캠프 한 관계자는 “이래서는 더 이상 대구에 희망이 없다고 하면서도 여론조사를 해보면 ‘묻지마’ 지지 성향이 바뀌지 않는다”며 “그만큼 속고서도 여전히 새누리 쏠림현상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대구경북의 불행”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오히려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이나 당 관계자가 야당을 도와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새누리당 소속 대구의 한 구청장은 “가까운 지인들에게 김부겸 후보를 찍어야 대구가 바뀔 수 있다고 호소한다”며 “12명의 국회의원 중 1명 더 있으나 덜 있으나 무슨 의미가 있나. 제대로 된 야당 의원 1명을 당선시키는 것이 대구 재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 한 중앙위원도 “10년 이상 당에서 주요 역할을 했지만 이런 식으로 가서는 대구경북의 미래는 물론 새누리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당원이면서도 이번에는 야당이 한 석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최근 대구의 한 특강에서 “유권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전략적 투표를 하지 못하면 그것에 대한 결과도 유권자의 몫”이라며 “좋은 유권자가 좋은 정치를 만드는 것이지 정치지도자 탓만 하면서 지역발전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국민대 교수(행정학)도 지난 14일 대구 강의에서 “도시의 상상력, 창의력이 떨어지는 것은 정치적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는 데 큰 원인이 있다”며 “대구가, 대구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새로운 발전 동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진동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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