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최재원·삼양식품 김정수 호실적 불구 숙제도…메가마트 신동익·교촌 권원강 해외사업 확대 주력
#‘애착 있던 배터리 사업 수장으로’ 최재원 SK온 대표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동생으로, 2014년 ‘사법 리스크’로 인해 SK E&S와 SK네트웍스의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취업제한’ 조치는 지난해 10월 풀렸다.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복귀 무대로 SK의 배터리사업 자회사 SK온을 택했다. 올해 최 수석부회장은 기존에 있던 지동섭 대표와 함께 SK온을 이끌게 됐다.
최재원 대표는 과거 SK그룹 글로벌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마침 SK온은 올해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열을 올렸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자동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출범시켰고, 블루오벌SK는 12월 미국 켄터키 배터리 공장 착공에 나섰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SK온은 약 2조 3000억 원을 국내외 배터리 공장 신‧증설에 투자했다.
올해 SK온의 매출은 지난해(3조 원) 대비 성장한 7조 60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미국 1공장과 헝가리 2공장이 새롭게 가동된 데 따른 영향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후발주자인 SK온은 올해 말 기준 77기가와트시(GWh) 수준인 연간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20GWh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25조 원을 설비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재무건전성이다. 3분기 기준 SK온의 부채비율은 293%다. SK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침체, 공급과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해외 사업 전담해 실적 올렸지만…’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도 올해 대표직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고 전종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며느리이자 전인장 전 삼양식품 대표의 아내다. 영업본부장과 총괄부사장을 거쳐 2010년 삼양식품 대표에 취임한 김 부회장은 회사 돈 4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돼 같은 해 3월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집행유예는 특가법에 따라 2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법무부 특별승인으로 2020년 10월 취업제한 조치에서 벗어난 김 부회장은 지난해 사내이사로 복귀한 데 이어 2022년 정기 인사에서 삼양식품 대표로 선임됐다. 김정수 부회장은 대표직과 더불어 해외영업본부장도 맡았다.
올해 삼양식품은 해외 사업에 주력해 호실적을 보였다. 올해 삼양식품의 1~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4492억 원)보다 증가한 6690억 원이다. 삼양식품 매출의 70%가량이 해외에서 나오는데, 특히 올해 1~3분기 면스낵사업부 해외 매출이 지난해 동기(2619억 원) 대비 72% 증가한 4505억 원을 기록했다. ‘불닭볶음면’ 유튜브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해외에 브랜드가 알려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양식품이 지난해 대비 45%가량 증가한 9300억 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영업이익은 지난해(650억 원)보다 50% 오른 1000억 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높은 라면사업 의존도는 아직 풀지 못한 상태다. 현재 삼양식품에선 매출의 97%가량이 면스낵사업부에서 나온다. 삼양식품은 냉동식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등 신사업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삼양냉동(주)에서 냉동식품사업을 3월 양수 받은 후 11월 첫 냉동 제품인 ‘리얼쯔란치킨’을 출시했다. 건기식 관련해선 ‘돌봄식(케어푸드)’ 시장에 나설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유관 사업으로 확장하는 방향은 긍정적이다. 다만 특히 건기식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 제품 기능성을 강화해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23년 만에 메가마트 수장 된 신동익 대표
고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3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올해 6월 농심 계열사인 메가마트 대표직에 복귀했다. 1992년부터 메가마트 대표를 맡은 신 부회장은 회사의 ‘소유와 경영 분리’ 방침에 따라 1999년 메가마트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신 부회장이 메가마트 대표에 선임된 건 23년 만이다. 메가마트 측은 신 부회장의 신임에 대해 “어려워진 유통환경 속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신동익 부회장의 메가마트 대표 취임 이후 ‘자회사 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가마트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호텔농심을 신주 발행 없이 내년 2월 흡수합병한다고 12월 16일 공시했다.
호텔농심은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지난해 각각 44억 원과 61억 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호텔농심의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1억 3150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호텔농심은 올해 상반기 주력 사업이던 객실 사업부와 위탁급식 사업부를 각각 농심과 브라운에프앤비에 양도했기 때문에, 메가마트에서 호텔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성을 두고 회의론이 제기되는 등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메가마트의 별도 기준 매출은 5048억 원, 영업손실 148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매출 5263억 원, 영업손실 121억 원과 비교해 매출은 줄고 손실 폭은 커졌다.
일단 메가마트는 미국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메가마트는 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미국 메가마트 3호점을 오픈했다. 미국 2호점을 낸 지 1년 만이다. 메가마트 관계자는 “미국 사업 확장과 함께 국내에서는 신선식품에 대한 차별화 강점을 살려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 개선 작업으로 효율성을 제고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4년 만에 회장 복귀’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
교촌에프앤비가 운영하는 교촌치킨의 창업자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올해 3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12월에는 회장직에 다시 올랐다. 권 회장은 6촌인 권순철 전 교촌에프앤비 상무가 직원들에게 폭행을 일삼았다는 ‘친인척 갑질 논란’에 휩싸이며 2019년 3월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약 4년 만에 회장으로 복귀한 권 회장은, 지난 3월 선임된 윤진호 대표와 손발을 맞추게 됐다.
권 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실적 회복이다. 올해 1~3분기 교촌에프앤비의 연결 기준 매출은 3887억 원으로 지난해 1~3분기(3780억 원)보다 소폭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4억 원에서 126억 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교촌에프앤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410억 원)보다 47%가량 하락한 216억 원 정도로 전망한다.
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미주와 동남아시아 지역 등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소스를 이용한 간편식 시장 등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교촌에프앤비는 15개국에 6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만 45개 매장이 있다. 이를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교촌에프앤비의 해외사업과 신사업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2%와 2.6%로 크지 않다.
이와 관련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논란이 있는 오너 일가가 복귀해 성과를 보여주는 등 당위성이 입증되면 뒷말이 덜할 수 있다. 다만 별다른 역량을 나타내지 않고 자리보전을 위해 돌아온 양상을 보인다면 시장이 호락호락한 시선으로 보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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