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소 회장 취임 후인 2020년 교촌에프앤비는 치킨업계 최초로 코스피에 직상장했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9.5%, 6.4% 올랐던 매출은 소 회장이 경영을 맡은 이후 12.1%, 17.8% 성장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이 13.4% 오르며 치킨업계 최초로 매출 5000억 원를 돌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 회장이 퇴임하고 권원강 전 회장이 복귀하는 것이다.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복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지난 3월 권원강 창업주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이끌었다. 기존에는 대표이사가 전반적으로 부서를 총괄하는 방식이었는데, 디자인·마케팅·R&D 등 사업부를 6개로 재편하고 각 사업부별로 대표직책을 둬 책임경영체제를 도입했다. 대표이사 회장인 소진세 회장의 입지가 줄어드는 동시에 권원강 창업주의 경영복귀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됐다. 전문경영인을 내세운 건 결국 오너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교촌 관계자는 “급속도로 악화하는 국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이사회 의장인 권원강 창업주가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임기를 모두 마친 소진세 회장은 회장직을 더 이상 맡지 않기로 공감대를 가졌다”며 “앞으로 교촌은 연말까지 100년 기업 뉴(New) 교촌을 위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조직개편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8월 제너시스BBQ는 정승욱 전 휠라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지주사인 제너시스 대표이사에는 윤홍근 제너시스 회장의 동생인 윤경주 부회장을 선임했다.

그간 BBQ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취임 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일이 잦았다. 이 때문에 과연 정승욱 신임 대표는 얼마나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역대 BBQ 대표이사들 중 두 번째였던 김종태 전 대표는 2011년 3월 취임해 한 달 만인 4월 사임했고, 이성락 전 대표는 2016년 6월 취임했다 고작 3주 뒤에 물러났다. 윤학종 전 대표도 2018년 3월 취임, 같은 해 11월 사임해 1년을 채우지 못했다. 백영호 전 대표는 2019년 2월 취임해 같은 해 9월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후 BBQ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들도 전부 1년을 못 채우고 물러났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임원 임기는 통상 1년인데, 취임 시기와 상관없이 사임은 8월 말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간 대표이사가 많다고 여겨지는 것”이라며 “한편으론 식품업계 업무 강도가 워낙 센 편이라서 (대표이사) 본인 선택으로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너시스BBQ는 윤홍근 회장이 정승욱 대표에게 모든 업무를 일임하고 이사회 의장으로서 글로벌 사업 및 ESG 경영에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너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1년마다 전문경영인을 내모는 것은 한마디로 그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한 것밖에 안 된다”며 “전문경영인이 낫냐, 오너 경영이 낫냐고 구분하기보다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용구 교수는 세계적 바이오헬스 기업인 머크(MERCK)를 우수사례로 들었다. 서 교수는 “머크는 오너 일가 중 적합한 인물이 있으면 기용했다가 전문경영인이 필요할 땐 과감히 그들에게 회사를 맡겼다”며 “유연한 전문경영인 기용 덕분에 장수한 기업”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들도 전문경영인을 단편적으로 활용할 게 아니라 제대로 안착시켜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