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
오늘 메이저리그 담당 기자들이 몸쪽 공 공략에 대해 많이 물어보시더라고요. 최근 상대 투수의 몸쪽 공 공략이 빈번해지면서 제가 부상 위험에 노출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 질문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타자들은 완벽하게 제구가 된 투수의 공을 치기 어려워요. 알버트 푸홀스, 미구엘 카브레라 정도의 뛰어난 몇몇 선수들 외엔 대부분의 선수는 투수의 실투를 노려서 밀어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이고요. 제가 밀어치는 공들은 투수의 실투이거든요.
더욱이 투수가 계속 몸쪽으로만 던질 수는 없습니다. 투수 입장에선 몸쪽 공을 의식하다가 공이 가운데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한 이닝 내내 몸쪽 공으로만 승부를 걸 수 없다는 것이죠. 스트라이크 세 개가 삼진이잖아요. 그 세 개를 몸쪽으로만 던져서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투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또한 제가 몸쪽 공을 의식하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바깥쪽 공을 칠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투수들이 왜 저한테 몸쪽 공을 던질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어중간하게 몸쪽으로 던지다 가운데로 들어가면 큰 걸 맞게 되니까 아예 바짝 붙여서 공을 던지다 머리를 향하기도 하고 왼손 엄지손가락에 공이 맞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몸쪽으로 던지는 건 충분히 이해하는데요, 그래도 몸에 맞는 공은 절대 사양합니다. 아파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95마일의 공이 왼손 엄지손가락을 강타했을 때, 손가락 보호대가 산산조각이 났어요. 다행이 멍만 들고 부상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틀 전에 X-레이를 찍어보니까 수술 부위에서 조금 위쪽에 금이 갔더라고요.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긴 하지만 야구하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아 출장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치료하면서 서서히 붙기를 바라야겠죠.
저도 사람이다 보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겁이 납니다. 그래서 부단히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내가 이걸 무서워하면 내 야구인생은 끝나는 것이다’라고요. 그래도 지금은 2011년이 아닌 2012년이잖아요. 올해는 부상, 불운 없이 행복한 일들만 가득할 것이라고 믿으며 자신감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