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우근 의원 "지역식품산업 활성화, 관련 기업 경쟁력 제고, 우수식품인증 식품 연계성 강화될 것"
- 대구시 관계자 "조례 개정 되는 대로 대구우수식품 인증·지원·사업 추진 속도 더할 것"
- 업계 측 "발 디딜 틈 없었던 수십년 전 재현 기대, 시민들에게 가격 착하고 쫄깃한 막창 선물할 것"
[일요신문] 대구의 대표 먹거리이자 10미(味)인 '막창'이 '대구우수식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재 '대구우수식품'으로 인증된 것은 단 5건으로 단팥빵, 팔공산 명품김치, 대구전통 납작만두, 풍국면, 치즈떡볶이다.
지난 7일 대구시의회 박우근 의원(국힘·기행위·남구1)이 제298회 임시회에서 '대구시 우수식품 인증·지원 조례'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본 개정 조례는 현행 조례의 '식품'의 정의를 축산물가공업 생산 제품까지 확대한다는 것으로, 대구의 대표 음식인 막창·곱창·닭 모래집 등의 식재료도 우수식품인증 대상으로 포함시킨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이로써 대구 안지랑곱창골목 등 막창·곱창업계에도 '대구우수식품'으로 등극할 기회가 생겼다.
시의 인증을 받게 되면 마케팅, 판로 개척, 제품 포장디자인 개선 지원 등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이 가능해진다.
대구시 위생정책과는 "조례 개정이 시행되는 대로 축산물 가공업을 포함해 올해 대구우수식품 인증·지원·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더할 예정"이라고 했다.
막창·곱창 업계 측에서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안지랑곱창골목에서 '성주곱창'을 운영하는 이정연 사장은 "아직 코로나19의 여파로 힘든 시국이지만, 예전 IMF도 시민들과 함께 이겨냈다"며 "이번 우수식품인증의 기회를 발판 삼아 다시금 안지랑곱창골목이 손님들로 가득 메워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안지랑곱창골목의 시작은 1979년 김순옥 할머니가 차린 '충북식당'이다. 당시엔 생선구이집이었으나, 손님의 권유로 성당못의 도살장에 버려지는 곱창 등을 가져다가 직접 손질해 '양념곱창'을 내놓은 것이 소위 '대박'을 쳤다.
1990년대부터 충북식당 주변으로 '영생' 등 곱창집이 들어서며 형성되기 시작한 안지랑곱창골목의 돼지곱창 한바가지의 가격은 1000원에 불과했다. 저렴한 가격, 쫄깃한 식감, 매콤한 양념은 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저녁 무렵부턴 지하철 1호선 안지랑역에는 수많은 시민들로 줄을 지었고, 전국의 단체손님들을 실은 관광버스가 파도처럼 몰려왔다고 전해진다.
1997년 IMF 외한위기 여파에도 버텨내며 서민들의 먹거리로 자리매김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막창, 주류, 음료, 채소 등이 모두 공동 구매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현재 곱창공장은 칠곡과 성서 2곳으로 주재료가 같은 가격에 동일하게 공급된다. 덕분에 고물가 속에서도 착한 가격과 쫄깃한 맛으로 시민들의 곁을 지켜왔다. 여기에 각 가게마다 특색있는 비법소스로 차별성을 두어 화끈하게 매운 불곱창부터 서양의 '퐁뒤'를 접목한 치즈곱창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35여 곳의 가게만이 운영 중이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