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발생 개미’ 세대 유입 문의하자 강서센터 담당자 “우리 업무 아니라고 판단해 연락 안 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강서주거안심종합센터가 관할하는 마곡 엠밸리 아파트 임대주택에 개미가 유입됐다. 해당 동 옥상 화단에서 발생한 개미는 복도를 타고 임대주택 세대 내로 들어와 작은방, 쌀통, 옷걸이, 책장, 현관, 신발장, 화장실까지 퍼졌다. 육안으로만 수십 마리가 돌아다녔고 30분간 잡은 개미만 50여 마리가 넘었다.
임대주택 임차인 A 씨는 5월 26일 오전 9시 관리사무소에 개미 유입을 알리고 퇴치를 요청했다. 하지만 관리사무소는 "소독 업체도 스케줄이 있다"며 소독 업체가 5일 뒤인 5월 30일에 올 거라고 했다. 개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들끓고 퍼졌지만 관리사무소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해당 임대주택은 지난 2019년에도 옥상 화단에서 발생한 개미가 집안으로 유입된 적이 있었다. 당시 관리사무소장(현재 퇴직)은 공용부분인 외부 화단에서 전용부분인 세대로 개미가 유입된 것에 대해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며, 급히 업체를 수배해 방역을 실시했다. 하지만 관리소장이 바뀌고 현재 소장이 부임하면서 4년 만에 사태가 재발한 것이다.
A 씨는 현장을 확인하러 온 관리사무소 시설직원에게 그동안 외부 화단을 소독, 관리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관리직원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4년전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관리사무소 시설팀장에게 외부 화단을 관리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팀장은 “비용 문제 때문에 하지 않는 것으로 계약했다”고 답했다. A 씨가 그런(외부 화단 소독 중지) 결정을 누가 했냐고 묻자 “관리사무소가 정한 게 아니다.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정한 거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A 씨가 같은 질문을 관리사무소장에게 하자 “옥상 화단을 소독하면 소독약이 아래 세대로 들어가서 소독하지 않았다”는 답이 나왔다. 하지만 관리사무소에 방문해 재차 묻자 관리소장은“시설팀장이 지시해서 했을 것이다. 비용 측면이 있어서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애매한 답을 내놨다. 관리소장에게 지금까지 소독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관련 과업을 지시하고 보고 받은 사실이 있는지 물었지만 소장은 이 질문에는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았다.
어린이가 있는 집에 개미가 들끓자 A 씨는 연가 휴가를 내고 아이들을 처가로 보냈다. 그리고 해당 아파트를 관할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 강서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공용부에서 발생한 개미가 집안으로 유입된 것에 대해 화단 정리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5월 26일 오전 9시 55분경 서울주택도시공사 강서센터 접수 직원은 아파트를 담당하는 시설과장이 자리를 잠시 비웠다며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회신은 없었다. 10시 30분경 다시 전화했지만 마찬가지였다. A 씨가 담당 과장이 없으면 팀장이나 다른 책임자와 통화하고 싶다고 하자. 센터 측은 담당자가 바로 전화 드릴 거라며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록 강서센터에서는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6월 1일 A 씨가 강서센터로 다시 전화해 담당자가 있는지 물었고 이땐 담당자가 자리에 있었다. 담당자에게 그동안 왜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개미 얘기는 전해 들었는데 세대 발생 건으로 전달받아 연락하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시설물 보수의 경우 2주 내로 처리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주민 편의를 위한 신속한 조치다. 하지만 이처럼 담당자가 연락하지 않고 접수하지 않으면 해당 규정을 준수할 필요도 없다. 민원인은 왜 연락이 오지 않는지도 모른 채 마냥 기다려야 한다.
민원인에게 연락하지 않았더라도 관리사무소에는 연락했는지 묻자. 담당자는 “연락하지 않았다. 방역 이런 걸로 따지면 시설 업무가 아니고 관리 업무라 피드백을 못 한 것 같다”고 관리파트로 책임을 돌렸다.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 서야 서울주택도시공사 강서센터 담당자는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다. 외부 옥상 화단 등 원인 해결을 위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개미 통로에 실리콘 처리 등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란다”고 연락해 왔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lithiu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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