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관우 측은 사건 다음 날인 지난 16일 “술에 취해 일어난 우발적 사고로 가해자가 눈물로 사과의 뜻을 전해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사진제공=MBC |
과거 가수 남진이 피습을 받았던 사건이 회자되기도 했는데 이번 사건이 당시보다 더욱 충격적이고 미스터리하다는 게 중년 가수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런 의혹은 단순히 가요계 관계자들만 품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중들 역시 큰 관심을 보이며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조관우에게 벌어진 불의의 사건이 연예계에 또 하나의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사건 이틀 만에 일단락
사건은 지난 15일 새벽에 벌어졌다. 이미 14일 밤부터 자택 인근에서 지인 전 아무개 씨와 술을 마신 조관우는 술을 한잔 더 마시기 위해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조관우의 집에서 술을 한 잔 더 마시기로 한 이들은 편의점에 들러 소주를 샀다. 이후 함께 새벽 거리를 걸어가던 도중에 지인 전 씨는 소주병을 깬 뒤 조관우를 향해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조관우의 목 부위가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세 시간여의 수술을 받아 조관우는 위기를 넘겼다.
사건 발생 이후 조관우 측은 경찰에 상해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해당 병원 역시 환자 사생활 보호를 위해 부상 정도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목에 7cm가량의 자상을 입어 100여 바늘을 꿰맸다고만 알려져 있을 뿐이다. 수술을 받은 뒤 퇴원한 조관우는 집으로 찾아온 일산경찰서 강력계 형사에게 전 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 사이 피습 사실이 매스컴에 알려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조관우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 모두 많이 취한 상태였지만 말다툼도 없었고 안 좋은 분위기도 아니었다. 전 씨가 사건 후 병원을 방문해 눈물로 사과의 뜻을 전했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인 만큼 원만하게 합의에 응해 법원에 합의서를 제출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한 조관우 측은 경찰 측에도 전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합의서를 제출했다. 이로써 사건은 급히 마무리됐다. 영화에나 나올 듯한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지만 조관우 측의 발 빠른 대처로 단 이틀 만에 사건이 일단락된 것이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희대의 사건이 역시나 유례에 없는 초스피드로 해결된 셈이다.
# 경상? 중상? 설왕설래
조관우 측은 이후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창구를 닫았다. 심지어 얼마나 다쳤는지 여부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사건 초기만 해도 부상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알려졌다. 게다가 부상 부위가 목인 터라 생명이 위급하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처럼 추측이 난무하자 조관우 측은 “생명이 위독한 정도는 아니다”라며 “이미 퇴원해서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이다.
항간에선 부상이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100여 바늘이 아닌 10여 바늘을 꿰맨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 목은 신체 부위 중 가장 취약한 부위 가운데 하나다. 게다가 동맥이 얇은 피부로만 덮여 있어 자상을 입을 경우 생명이 위독해질 가능성이 크다. 100여 바늘이나 꿰맬 정도의 자상이라면 상당히 심각한 부상이다. 그럼에도 동맥을 다치지 않았다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이런 까닭에 예상 외로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이처럼 부상 정도를 두고까지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는 얘기는 곧 그만큼 조관우 측이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심지어 피습 사실이 매스컴에 알려지기 전까진 주변에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우발이냐 원한이냐
사건 발생 당일만 해도 강력한 처벌을 원했던 조관우는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경찰에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깨진 소주병으로 목에 상처를 입힌 사건은 살인미수로 볼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건이다. 그럼에도 조관우 측은 “4년 전 팬과 가수로 만나 절친하게 지내온 사이였는데 술에 취해 생긴 우발적인 사건으로 15일 오후 전 씨가 찾아와 눈물로 사죄해 합의해줬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산경찰서 관계자는 “함께 조관우 집으로 걸어가던 도중 조관우의 기분 나쁜 얘기에 전 씨가 순간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관우 측은 “다툼은 없었고 안 좋은 분위기도 아니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 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귀신에 씌인 것만 같다.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렇지만 매스컴을 통해 드러난 정황은 또 다르다. “그 전부터 둘이 종종 술을 마시면서 말다툼을 했다”는 인근 주민의 증언이 보도되는가 하면,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한 인터뷰에서 “전 씨가 조관우를 지혈하고 있었지만 화가 많이 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단순히 술에 취해 벌어진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조관우와 전 씨 사이에 뭔가 불화가 있었을 가능성, 특히 조관우가 전 씨를 극도로 화나게 만든 뭔가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 씨는 컴퓨터 관련 자영업자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운전 등 조관우의 로드매니저 역할을 잠시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팬과 가수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사건 배경에는 둘 사이의 불화 내지는 말 못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관우의 합의서로 인해 전 씨는 구속 수사는 피할 수 있지만 형사 사건인 만큼 법적 처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수사당국의 조사 과정이나 재판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에 대해 한 형사는 “피의자 입장에서는 평소 둘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고 진술하는 것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벌인 것이라는 현재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관우 측 역시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의 발언을 철저히 자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예계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희대의 피습사건은 당분간 미스터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