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
디트로이트의 3차전 선발 투수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한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였습니다. 오늘 담장을 맞고 나오는 2루타를 때리며 득점까지 올린 덕분에 1-1 동점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물론 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하긴 했지만 삼진도 2개나 있었다는 게 살짝 아쉽네요.
벌랜더처럼 스트라이크 위주로 공을 던지는 투수한테는 재고 기다리고 할 여유가 없습니다. 무조건 초구를 노려치거나 적극적으로 스윙에 나서야 합니다. 그게 잘 먹히면 제 아무리 사이영상 투수라고 해도 순식간에 무너지는 법이고, 수비까지 실책이 나올 경우에는 상대팀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게 되는 거죠.
오늘 경기까지 포함해서 2루타가 32개로 올라섰는데 조금 더 노력하면 2009년에 세운 시즌 최다 2루타 38개를 뛰어넘을 거라는 게 기자 분들의 예상이시죠?^^
솔직히 펜스를 맞고 나온 2루타가 많아서 조금 아깝긴 하지만, 그 또한 제 실력인 거고, 땅볼아웃이 되더라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난 뒤엔 무조건 빨리 뛰려고 하다 보니 1루에서 머물 수 있는 상황에서도 2루까지 내달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연속 도루 실패와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아요^^. 최근 도루를 하다가 아웃되는 상황의 대부분이 벤치에서 난 사인을 실행에 옮기려다 아웃이 된 거였어요. 가끔은 뛸 때가 아닌 것 같은데도 벤치에서 사인을 내보내면 전 그걸 따라야 하는 입장인데, 이렇게 아리송한 마음으로 뛰다 보면 꼭 아웃이 되더라고요. 그래도 더블플레이당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틈만 나면 베이스를 훔칠 기회를 엿보게 됩니다.
아 참! 최근 저를 ‘멘붕’ 상태에 빠트렸던 쇼킹한 뉴스가 있었죠? 바로 이치로 선수가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그 얘기를 듣고 “에이, 설마! 진짜? 정말로?”라고 반응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치로의 선택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입장이라면 플레이오프에도 나가 보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만끽하고 싶은 욕심도 났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불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양키스로 옮겨간 게 아닐까요? 만약 제가 이치로 선수였다고 해도 그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선수라면 누구나 포스트시즌 진출과 우승에 대한 목마름, 갈증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아직은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이치로의 사진이 어색하기만 해요.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