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풀럼은 주포 클림프 뎀프시의 이적이 거의 확정적인 터라 공격진의 공백을 채울 선수가 필요한 데다 ‘설기현 효과’를 통해 한국 마케팅에도 관심이 많은 팀이다. 이 두 가지를 한 번에 해결해줄 선수로 아스널의 박주영 선수가 급부상한 것.
아스널이 워낙 높은 이적료를 요구해 이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풀럼은 어느 정도 이적료를 맞춰줄 여지가 있다. 우선 구단주가 이집트 출신의 사업가 모하메드 알 파예드로 경제적인 여력이 있다. 게다가 3시즌 동안 설기현 선수가 풀럼에서 활동하며 한국 마케팅으로 쏠쏠한 수입을 올린 경험도 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LG와 유니폼 스폰서십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풀럼은 최근 기성용 영입전에도 뛰어 들었다.
문제는 박주영에게 뛸 기회가 보장된 팀이냐는 점이다. 풀럼의 주포 뎀프시는 구단에 리버풀로의 이적을 요청하며 한 달 넘게 팀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개막전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박주영에게 뎀프시의 공백이 주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함부르그 SV에서 뛰었던 믈라덴 페트리치가 개막전에서 2골 1도움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풀럼 데뷔전을 치른 것. 아직 단 한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영국 언론에선 페트리치가 뎀프시의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박주영 선수의 경쟁자는 팀 내 두 번째 공격수 자리다. 경쟁자로는 위건에서 이번 시즌 이적한 우고 로달레가와 지난 시즌 에레디비지에 FC트벤테에서 풀럼으로 이적한 브라이언 루이스다. 우고 로델레가는 EPL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 온 공격수이지만 지난 시즌 위건에서 2골 6도움에 그치면서 약간 주춤한 모습이다.
브라이언 루이스는 아직 무명이지만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다. 2010-2011시즌 에레디비지에서 리그 24골을 기록하며 풀럼으로 입성한 브라이언 루이스는 ‘코스타리카 호나우도’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선수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도 리버풀, 토튼햄, 볼프스부르크 등의 강팀들이 눈여겨본 선수다. 개막전에서도 1도움을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시즌엔 풀럼에서 27경기에 나서 2돌 4도움의 비교적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박주영가 풀럼으로 이적할 경우 이들 두 공격수와 주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영이 컨디션만 빨리 정상으로 끌어 올린다면 충분히 경쟁이 될 만한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자칫 이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려서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 ‘유니폼 팔기 위해 영입한 선수’로 전락할 위험성도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