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조세 뮤리뉴 감독과 바르셀로나 티토 감독은 지난 2011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에서 악연을 갖고 있다. 당시 경기 막판에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로가 바르셀로나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퇴장을 당했다. 이로 인해 양팀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바르셀로나의 다비드 비야와 레알마드리드의 메수트 외질까지 퇴장을 당했다. 양팀 벤치까지 뒤엉켜 몸싸움이 일어난 상황에선 무리뉴 감독이 당시 바르셀로나 수석 코치이던 티토 감독의 눈을 찌르기도 했다. 이 장면이 TV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담기면서 지난 시즌 초반 유럽 축구계에 상당한 화제를 불러 모았었다.
전반전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티토의 바르셀로나는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티토 감독이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 수석 코치를 지난 인물이기 때문이다. 짧은 패스 플레이를 앞세운 바르셀로나는 시종 일관 레알 마드리드를 공격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 못했고,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 역시 단 한 차례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경기는 후반 10분 메수트 외질의 코너킥을 호날두가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급변했다. 전반 내내 밀리던 레알 마드리드가 선취골을 집어넣은 것. 그렇지만 호날두의 선제골은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에게 악재가 됐다. 선제골을 넣고 잠시 집중력이 떨어진 사이 바르셀로나가 고유의 짧은 패스가 아닌 기습적인 롱패스로 페드로 로드리게스가 동점골을 만들어 낸 것.
오프사이드 오심 논란을 부르기도 한 이 한 방으로 분위기는 단 1분 만에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왔다. 분위기를 살린 바르셀로나는 후반 23분 메시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갔고 후반 32분에는 이니에스타가 수비진 3명을 제치고 패스한 공을 차비가 받아 쇄기골로 연결했다.
그렇지만 후반 39분 백 패스를 받은 GK 발데스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디마리아가 만회골을 터트려 경기는 3대 2로 마무리됐다.
바르셀로나는 승리를 거뒀지만 홈경기에서 두 골이나 내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레알 마드리드는 비록 패했지만 원정 경기에서 두 골을 집어넣은 데 만족해야 하는 경기였다. 2012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2차전은 오는 30일 새벽 5시 30분(한국시각)에 열린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