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강심장> 캡처 사진. |
4일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에 출연한 김기덕 감독이 숨겨왔던 끼를 선보여 ‘귀여운 아저씨’로 거듭났다.
그는 ‘김기덕은 음침하다’라는 선입견에 대해 “내 영화는 음침하기 보단 음습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아니다. 내 얼굴은 밝고 귀엽고 경건하다”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영화는 제가 바라보는 세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그들이 있지 않나 한다”며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또한 그는 수줍은 자세로 앉아 주변 여성들에게 “귀엽다”라는 말을 들으면 기뻐하는 등 순수한 모습을 보였다. 게스트로 나온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가 “감독님 귀여우신 것 같다”고 애교를 떨자 “연기할 생각 없으시냐”고 말하는 등 기발한 재치를 보여주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영화를 찍다보면 배우들이 영화를 찍는다는 사실을 망각을 한다. 그러다보니 아찔한 사고도 많았다”며 영화 <비몽>에서 배우 이나영이 연기에 취해 죽을 뻔했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 감독은 “그때 너무 힘들어서 나 혼자 많이 울었다. ‘영화가 뭐길래 사람의 목숨까지 이렇게 위협하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어 한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은 30대 중반 <악어>(1996)로 데뷔해 충무로에 많은 논쟁을 불러오며 화제를 일으켰다. 그의 작품은 베니스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유독 국내에서는 고운 눈길을 받지 못했다.
초졸 학력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그에게 충무로는 물론 대중들도 ‘폭력적인 성묘사가 보기 불편하다’ ‘저급영화다’는 등의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그는 <나쁜 남자>(2002)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과 등의 작품을 통해 점차 국내에서도 인정받게 됐다.
많은 논란 속에서 대중들과 멀리 떨어져 있게 된 김 감독의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 출연은 대중에게 먼저 손을 내민 그의 첫 시도였다.
김다영 인턴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