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청우(대표 김종일)는 경주시 외동구어공단에 입주한 자동차용 신품 부품 제조업체로 울산미포국가산단 효문공단 내에 자리한 세종공업(주)에 자동차부품을 오랜 기간 납품하고 있다.
(주)청우는 지난 19일 대낮에 대형트럭 차량을 몰고 A 사로 진입해 세종공업에 납품하려고 진열된 자동차부품을 강제로 탈취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황당한 사태로 A 사는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후 경찰은 공장에 도착해 양측 간 입장 견해를 듣고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주)청우에서 진입한 직원들은 경찰관이 공장에서 떠나는 순간 강압적으로 A 사 부품을 차량에 실으려다가 격한 충돌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때 (주)청우에서 발주한 세종공업(주) 자동차용부품을 생산하는 A 사 근로자들은 (주)청우 직원들의 위협과 강압적 행동에 어떤 방어도 할 수 없었다.
더구나 자동차생산부품업체는 1차업체와 2차협력사 간에 서열화된 비상식적인 구조가 오래전부터 형성되면서 원청사의 ‘갑질’ 횡포가 고착화됐다. 당연히 A 사는 상급협력사인 (주)청우의 강압적인 장면을 목격하면서도 속수무책이었다.
현재 기업을 경영하는 양측의 입장에서 볼 때 서로가 이해충돌이나 견해 차이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전문경영자나 오너 입장에서 보면 이윤을 창출하지 못해 손실을 보더라도 미래를 바라보며 울며겨자먹기식 고통 속에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
기자는 이번 사태가 예사로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될 심각한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임을 직시하고 양측 회사의 입장을 상세히 전해 듣고 싶었다. 이날 벌어진 사건의 심각성과 아울러 자동차부품업계의 고질적 관행인 ‘갑질’ 횡포와 ‘기술탈취’로 인해 영세한 하청협력사의 생존 위협을 알리기 위해서다.
경실련이 몇 년 전 정계와 공동으로 주최한 ‘자동차산업 중소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모색 공청회’의 사례를 짚어보고자 한다. 아마도 이번 발생한 (주)청우와 협력업체인 A 사 간 사태를 쉽게 외면할 수 없을뿐더러 영세중소기업의 고육지책 몸부림이 처절하리만치 비참하단 걸 깊이 느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제조업의 큰 비중은 대부분 자동차산업과 연관돼 있으며, 현대기아자동차로 대표되는 완성차업체를 필두로 1차부터 7차업체까지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있다. 영세협력업체라고 불리는 2차업체는 1차사와는 전속적 거래만 할 뿐, 1차협력사의 강력한 통제하에 whdtheehl는 상하복종 관계라고 한다. 하청업체는 원청업체 ‘갑질’에 주눅이 들어 당연히 감내하는 눈물겨운 기업을 이끌어 간다고 공청회에 참석한 기업인은 전했다.
뿐만 아니라, 원청사는 단가인하 압력을 1차협력사에, 또 1차 협력업체는 2차협력사로 압력을 가한다고 공청회 참석한 대학교수는 발표했다. 특히 책정된 단가에서 추가단가 인하를 강제하는 관행으로 인해 2차 업체는 이윤을 엄두조차 못 낸다고 부연 설명에 나섰다. 이와 함께 계약 기간 내에도 공장을 폐쇄하는 퇴출 결정도 내린다는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며칠 전 A 협력사를 무단침입한 (주)청우는 세종공업(주)의 2차협력사로, A업체는 (주)청우의 하청업체로 계약한 기업이다. A사 입장에 보면 원청사인 (주)청우의 횡포에 복종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기자는 (주)청우 대표이사와 사건 확인차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답도 없었으며, 반론없이 보도할 수밖에 없다는 문자에도 연락이 없었다. 반면 A사 대표는 “7년간 거래를 하면서 손실액이 20억 원이 넘는다”며 “심지어는 A사의 근로자들까지도 (주)청우로 빼가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세종공업(주)를 태동한 박세종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넷째 동생인 정세영 현대자동차 회장 출신의 친 처남으로 알려졌다. 세종공업(주)은 직간접적으로 현대자동차와 친인척관계를 맺고 있으며, 도덕과 윤리적으로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의 정서와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갑질’ 횡포를 떠나 테러수준의 범죄행위를 저지른 (주)청우와 계약이 지속된다면, 기업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잃을 것이며 울산시민에게도 비판과 질타의 시선이 쏟아질 것은 자명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김기봉 울산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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