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과 가톨릭대학교가 전기의료기기 유망기술을 소개하는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행사는 16일 오후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 파크에서 열렸고, KERI 김남균 원장, 가톨릭대 이화성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과 조석구 산학협력단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인환 정책본부장, 의료기기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KERI와 가톨릭대가 개발한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모색하고, 임상과의 연계 및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소개된 분야는 △방사선 암치료기 △광학 전자내시경 △비가시 환경의 시각강화 영상처리 기술 및 의료 영상 응용 △사용자 친화형 스마트 보청기 시스템 △극초단 레이저 의료기 기술까지 총 5개다.
방사선 암치료기(KERI 김정일 박사, 서울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강영남 교수) 분야에서는 진공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자빔의 전기 에너지를 고출력 전자기파 에너지로 변환하고, 이를 이용해 고에너지 방사선을 방사해 암을 치료하는 ‘선형가속기 및 마그네트론 국산화 개발 기술’을 소개했다.
광학 전자내시경(KERI 배영민·이치원 박사, 여의도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종호 교수) 분야에서는 기존 연성 소화기 내시경의 단점이었던 수동 조작 및 직관성 저하 문제를 게임의 조이스틱과도 같은 ‘전동형’ 조작 방식과 AI 알고리즘으로 해결한 세계 최초의 성과를 선보였다.
비가시 환경의 시각강화 영상처리 기술 및 의료 영상 응용(KERI 강동구 박사, 성빈센트병원 안과 지동현 교수) 분야에서는 안과 등 수술 현장의 비가시(저조도, 연기, 흐려짐) 환경에서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통해 의료진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영상처리 기술을 소개했다.
사용자 친화형 스마트 보청기 시스템(KERI 박영진 박사,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서재현 교수) 분야는 복잡하고 다양한 외부 환경에서도 난청인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소리를 청취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신호처리 및 잡음 제거 기술, 사용자 편의성과 활용성을 높이는 앱 기반 제어 플랫폼 및 GVS(Galvanic Vestibular Stimulation)를 적용한 건강 증진 첨단 융합 기기 기술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극초단 레이저 의료기(KERI 양주희 박사,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노영정 교수) 분야는 1,000조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의 폭을 갖는 펄스(pulse)를 발생시키는 ‘펨토초 레이저’를 활용해 안과 수술과 종양 절제 등 초정밀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KERI 김남균 원장은 “5개 분야 기술 모두가 파급력이 매우 큰 기술로, 국민 건강 증진과 행복 실현에 기여하는 위대한 성과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분야의 많은 성과 창출을 통해 제2회, 제3회, 그 이상 꾸준히 이어지는 심포지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가톨릭대 조석구 산학협력단장은 “심포지엄 이후에도 임상 현장과의 연계가 필요한 아이템을 꾸준히 탐색·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화성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생명 존중의 참 의료인을 양성하고, 의학 연구 발전을 이끄는 가톨릭대와 최첨단 전기기술 연구를 통해 미래의 전기화 시대를 선도하는 KERI의 만남이 어떤 놀라운 결과를 이뤄낼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구원이 지난 10여 년 넘게 가톨릭대와 협업해 달성한 ‘방사선 암치료기 핵심기술 국산화’ 성과는 지난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는 등 산·학·연·병의 우수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최우수’ 배출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이차전지 및 나노 3D프린팅 분야 성과가 ‘2023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우수성과 100선은 국가 발전을 견인해 온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2006년부터 매년 진행돼 온 제도다.
KERI 이차전지연구단 하윤철 박사팀의 ‘불 타지 않는 전고체 이차전지용 황화물계 고체전해질 저비용 대량생산 기술’은 기계·소재 분야 최우수 성과로 선정됐다.
올해 최우수는 100개 성과 중에서도 12개만 선정된 ‘별 중의 별’이다. 작년 연구원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및 전장부품용 금속·그래핀 복합전극’ 기술에 이은 2년 연속 최우수 성과 배출이다.
전고체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안전성이 높아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장치나 분리막이 따로 필요하지 않아 전지의 고용량화·소형화·형태다변화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체전해질은 액체전해질 가격의 100배에 이르고 있어 전고체 이차전지의 조기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체전해질의 제조 비용은 낮추면서도 품질까지 보장하는 고난도의 미션을 해결한 하 박사팀의 핵심 기술은 ‘용액형’과 ‘공침형’, ‘습식밀링형’ 방식이다. 용액형은 최적 합성을 가능하게 하는 첨가제를 통해 낮은 순도의 저렴한 원료(출발물질)로도 성능이 뛰어난 고체전해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특수 습식합성법’ 기술이다.
공침법은 고가의 황화리튬 사용 없이 간단한 용액 합성(One-pot) 과정만으로 고체전해질을 저가로 대량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성과다. 습식밀링형은 200℃ 이하 저온에서 양질의 고체전해질을 손상 없이 제조하여 극판과 멤브레인에 최적 적용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들은 각각 국내 다수 전문 기업체들에 기술이전(총 15억 이상)되어 고체전해질의 양산화가 준비되고 있다.
하윤철 박사는 “전기차의 성능 한계와 화재 이슈를 해결할 전고체 이차전지 상용화의 핵심이 바로 고체전해질 저가격화”라며 “연구원의 성과가 관련 산업 발전은 물론, ‘이차전지 분야 세계 1위 대한민국’ 위상 공고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KERI 스마트3D프린팅연구팀의 설승권 박사팀도 ‘로봇암 기반 전방위 3D프린팅 기술’로 기계·소재 분야 우수성과에 이름을 올렸다. KERI는 3D프린터 자체만으로 전기가 통하는 소자 및 부품을 인쇄할 수 있는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다양한 SCI급 논문 및 특허 등을 통해 이를 증명해 왔다.
이번에도 ‘증강현실(AR) 기반 내비게이션을 구현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핵심 기술’, ‘로봇 팔을 이용해 3차원 입체 면에 미세한 회로의 기능성 패턴을 인쇄하는 기술’, ‘바이오센서용 전도성 소자를 인쇄하는 스마트 잉크 기술’ 등 다수의 나노 3D프린팅 기술을 선보이며 우수성과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설승권 박사는 “미래 첨단기기는 플렉시블 및 웨어러블 등 기능 실현을 위해 자유 형상(Free-Form Factor)을 갖는 전자 소자를 요구한다”면서 “3D인쇄전자기술은 기존 제한된 소자 제조 방식의 한계를 돌파하는 전 세계적 유망 기술 분야이고, 그 중심에 KERI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올해 선정된 우수성과 100선 기술에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인증서와 현판이 수여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사업 및 기관평가 등에서 가점을 받게 되며, 사례집으로도 발간돼 배포된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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