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팀이지만 전력 차이로 인해 수비를 위주로 하며 역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즈베키스탄은 예상을 깨고 경기 시작과 함께 적극적인 공세를 시작했다. 최강희 감독의 전매특허인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대한민국이 아닌 우즈베키스탄 대표팀이 보여준 것.
우즈베키스탄의 거듭된 공격은 경기 시작 12분 만에 선제골로 이어졌다. 전반 11분 바카에프가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았지만 수비수가 골문 바로 앞까지 흘러간 공을 골라인 바깥으로 차내며 실점을 막았다. 그렇지만 바로 이어진 코너킥에서 대한민국은 첫 실점을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제파로프가 니어포스트로 낮고 강하게 찬 코너킥을 기성용 선수가 헤딩으로 걷어내려 한 게 그만 자책골이 되고 만 것.
전반 20분엔 우즈베키스탄의 투르수노프가 강력한 왼발 슛을 날렸지만 정성룡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로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전반 30분을 지나면서 흐름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하는 듯 보였지만 35분이 지나면서 다시 우즈베키스탄의 닥공이 이어졌다. 전반 40분이 지날 때까지 우즈베키스탄은 유효슈팅만 5개를 넘겼지만 대한민국은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끌려갔다.
경기는 전반 43분에 달라졌다. 박주호 선수가 얻어낸 프리킥을 기성용 선수가 멋진 센터링으로 올려줬고 반대편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던 곽태휘가 골키퍼보다 먼저 공에 머리를 맞추며 결정적인 헤딩슛을 날려 동점골을 기록한 것.
후반 들어 대한민국 대표팀 역시 닥공으로 맞불을 놨다. 김신욱 박주영 등 공격수를 연이어 투입하며 반전을 노린 것.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이청용 선수를 빼고 김신욱 선수를 투입하자 경기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고 이런 분위기는 이동국 선수의 역전골로 연결됐다.
사실 역전골이 터지기 전까지 이동국 선수의 움직임은 다소 아쉬웠다. 후반 9분 김신욱 선수가 교체 투입을 준비하면서 이동국 선수가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동국 선수는 전반 16분 이근호가 우즈베키스탄 왼쪽 측면을 침투해 기막힌 패스를 중앙으로 찔러 줘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아쉽게도 이동국의 슛은 뜨고 말았다.
후반 11분에도 아쉬운 순간이 시작됐다.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이동국 선수의 슈팅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서 마치 반대 진영을 향해 센터링을 한 듯한 상황이 연출된 것. 아쉽게 골 찬스를 놓쳤지만 반대편엔 박주호 선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주호 선수는 이내 다시 센터링을 올렸고 이번에는 이동국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낮게 깔아 차는 슈팅으로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그렇지만 2분 뒤인 후반 13분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코너킥에서 실점하며 2대 2 동점을 기록했다. 제파로프가 낮게 니어포스트로 올려준 공을 투르수노프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성공시킨 것.
후반 39분엔 장신의 김신욱 선수가 헤딩으로 떨궈 주고 이동국 선수가 이를 슈팅으로 연결하는 날카로운 공격이 나왔지만 이동국의 결정적인 슛은 수비수의 몸 맞고 코너아웃이 됐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양팀의 닥공은 계속됐다. 박주영이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맞았지만 아쉽게 골키퍼의 선방으로 기회를 날렸고 곧이어 우즈베키스탄도 결정적인 찬스를 맞았지만 득점에 성공하진 못했다.
이날 경기에 따라 대한민국은 승점 7점을 기록했으며 우즈베키스탄은 승점 2점에 머물렀다. 우즈베키스탄에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대한민국은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로 승점 1점을 건지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은 오는 10월 16일 이란과의 원정 경기다. 아직 최종예선을 두 경기만 치른 이란은 승점 4점을 기록하며 대한민국과 조 1위를 다투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