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랜더 상대로 홈런…가장 기억 남아
전 오늘 가족들과 일주일 일정으로 마이애미로 여행을 떠납니다. 마이애미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후에는 집이 있는 애리조나로 향하게 되는데요, 그렇다보니 클리블랜드의 집과 차 등을 돌려주고 파는 등 짐을 싸고 버리고 정리하는 일들로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셋이라 1년 새 짐이 더 많이 늘었더라고요. 시즌 마칠 때마다 이런 일들을 반복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네요. 그런데 왜 클리블랜드에 집을 사놓지 않았느냐고요? 해마다 1년 계약을 맺다 보니 집을 사두기가 애매했어요. 저도 앞으로는 팀이 속해 있는 지역에 집을 사두고 편하게 생활하고 싶어요.^^
어느새 올 시즌 마지막으로 쓰는 일기가 됐습니다. 일기를 시작한지 4년째가 됐는데 매번 마지막 일기를 쓸 때는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한 시즌을 정리하며 일기를 마무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올 시즌 가장’이란 주제어로 일기를 대신해 보겠습니다.
‘올 시즌 가장 기뻤던 일’
아무래도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한 게 아닌가 싶어요. 여기저기 잔부상은 있었지만 부상으로 쓰러져서 병원 신세를 진 적은 없었으니까요. 아파보니까 부상 없는 게 제일 최고더라고요.
‘올 시즌 가장 힘들었던 일’
아무래도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부분이겠죠. 저 또한 올스타전 이후로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못하다 막판에 간신히 체면을 세웠는데요, 트레이드설이 나돌며 마음이 흔들리고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게 슬럼프의 원인으로 작용했었죠. 그래도 16홈런과 21도루에 나름 만족하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올 시즌 가장 슬펐던 일’
부산에서 절 키우셨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원정 경기 중에 부음을 듣고 급히 귀국하려고 움직이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제가 야구 선수로 더 큰 성공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유언을 남기셨다는 전언에 계획을 취소하고 야구장에 남아 계속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타석에 설 때마다 마음속으로는 눈물을 흘리며 할머니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올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였던 저스틴 벌랜더를 상대로 홈런을 쳤을 때입니다. 2층 상단 관중석으로 떨어진 홈런이었는데요, 상대가 벌랜더였기 때문에 그 홈런이 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지난 4월 중순 캔자스시티 조나단 산체스한테 사구를 맞았을 때 동료 선수들이 벤치클리어링을 벌인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캔자스시티 선수한테 보복성 투구를 한 고메즈와 잭 한나한 선수가 벌금을 물었는데 그 벌금은 구단과 제 몫으로 돌아왔다는 뒷얘기가 있습니다^^.
휴가 동안 철저히 야구를 잊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밤잠 설치며 클리블랜드 경기를 보고 응원을 보내셨던 팬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전 이제 가족들과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합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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