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응룡 감독. |
한화가 공석 중인 감독 자리에 ‘우승 청부사’ 김응룡 전 삼성 야구단 사장을 발탁했다. ‘김응룡 카드’는 그동안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깜짝 인사다. 최근 4년 사이 3번이나 최하위를 기록했던 한화는 팀을 재건할 적임자로 김 감독을 점찍고 물밑에서 삼고초려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침 김 감독 역시 현장 복귀에 뜻을 두고 있었다고 한다. 2년간 계약금 3억, 연봉 3억 등 총 9억 원의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은 10월 15일 선수단과의 상견례 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감독직 수락을 발표할 예정이다.
1941년 평안남도 평원에서 태어난 김 감독은 부산상고와 우석대를 거치며 국가대표 4번 타자로 맹활약했다. 실업무대에서는 여러 차례 홈런왕을 수상하며 강타자로 명성을 떨쳤고, 1972년 은퇴 후 한일은행 감독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2년 10월 KIA 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 사령탑으로 부임해 프로 무대에 뛰어든 김 감독은 1983년을 시작으로 무려 아홉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 명장 반열에 올랐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 감독은 2001년 정들었던 해태를 떠나 삼성 지휘봉을 잡았다. 삼성에서도 김 감독의 지도력은 빛을 발했다. 2002년 삼성의 첫 한국지리지 우승을 이끈 것이다. 김 감독 개인으로선 통산 열 번째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김 감독은 2004년까지 삼성을 맡다가 ‘애제자’인 선동렬 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에게 물려줬다.
그 후 김 감독은 야구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야구단 사장(삼성)으로 취임해 또 다른 역사를 쓰기도 했다. ‘CEO’ 김 감독은 삼성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2회, 4강 진출 5회를 하는 동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2010년을 끝으로 사장직에서 내려온 김 감독은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용인시에 유소년 야구장을 짓는 등 꾸준하게 야구 사랑을 실천해와 많은 야구인들의 귀감을 샀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