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차트 1위 등극을 눈앞에 둔 월드스타 싸이가 공연 표절로 피소위기에 내몰렸다. 한국이 배출한 최초의 세계적인 뮤지션이 ‘공연 표절’이라는 치명적 오류에 휘말릴 위기를 직면한 것.
지난 8일 이화여대 대학원생인 예술가 고희정 씨(33)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공연 표절로 싸이와 삼성, YG엔터테인먼트를 한국저작권위원회와 중앙지검에 제소했다”면서 “또한 지난 4일 서울 시청 광장에서 열린 싸이의 무료 콘서트 개최를 결정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가수들이 휘말린 표절 시비는 대부분 작곡 내지는 작사 등과 관련된 ‘노래’를 둘러싼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싸이는 노래가 아닌 공연이 문제가 됐다. 이 부분이 싸이에게 더 결정적인 부분은 싸이가 가창력보다는 퍼포먼스에 더 중점을 둔 가수라는 부분이다. 방송보다는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콘서트 무대에 더 집중해온 싸이인 터라 ‘공연’을 표절했다는 부분은 자칫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 결정적인 까닭 역시 뮤직비디오를 통해 보여준 싸이의 코믹하면서도 현란한 퍼포먼스였다.
가수 김장훈과의 불화 원인으로도 ‘공연 표절’이 결정적인 원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실제 김장훈이 직접 이런 뉘앙스의 글을 몇 차례 자신의 SNS에 밝히긴 했지만 싸이를 공연 표절로 제소하는 등의 직접적인 조치는 하지 않아왔다. 그런데 고 씨가 이 부분을 문제 삼으며 법적 제소 조치에 나서면서 싸이가 공연 표절이라는 치명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네티즌들의 논쟁도 가열차게 진행 중이다. 우선 월드스타로 등극해 빌보드 차트 1위 등극을 앞둔 싸이를 두고 국내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난 것이라며 고 씨의 제소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있다. 반면 아무리 월드스타일 지라도 공연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상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한편 고 씨는 9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싸이와 YG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모두가 같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는데 반응이 너무 크게 왔다”며 “오히려 제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른 부족한 점을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