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는 20일 자신의 SNS에 이 같은 영상을 올렸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그들에게 조금 더 다가서려고 직접 수화를 배웠다. 도지사와 정책 수혜자의 수직적 관계가 아니다. 기꺼이 도민이 있는 곳으로 간다. 김동연의 방식이 이렇다.
보건복지부 장애인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등록장애인 수는 264만 명이다. 하지만 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정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할 때가 많다. 정책에서도 비장애인의 요구에 밀리기 일쑤다. 서울 강서구에 발달장애인 특수학교를 세우기 위해 장애인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애원했던 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김동연은 18일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앞으로 장애인 인권헌장의 마지막 13번째 조항에 따라 경기도정을 펴겠다”고 약속했다.
장애인 인권헌장의 마지막 조항은 ‘장애인의 특수한 욕구는 국가정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우선 고려돼야 하며, 장애인과 가족은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 결정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이다.
자기 삶의 방향을 직접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권리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이 권리가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국가의, 권력의 결정에 따라 삶의 방식을 바꿔야 했던 장애인들에게 김동연은 스스로 결정하고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은 이날 장애인 정책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5개년 종합계획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경기도에서 추진하게 될 장애인 정책을 총괄하는 계획이다. 도는 이 기간 장애인의 욕구를 반영한 실질적 장애인 정책 추진을 목표로 장애인 일자리 지원, 장애 수당 지급 등 총 65개 정책에 2조 9,215억 원을 투입한다.
종합계획은 △장애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스스로 일해서 소득이 증대되는 경기 △교육‧문화‧체육‧관광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경기 △장애를 이유로 사회적 차별과 불편이 없는 경기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자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경기 △장애인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경기 △언제‧어디서나 사회적 돌봄이 가능한 경기 등 6대 비전을 중점으로 추진한다.
김동연 지사는 18일에도 수화로 장애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김 지사가 수화를 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와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장애인들은 이렇게까지 가까이 오는 도지사를 만나본 적이 없었다.
김동연에게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는 이웃이자 동료다. 이날 행사에서도 김동연은 장애인을 지원만 받고 마는 대상이 아닌 함께 도정을 논의하고 이끌어가야 할 동반자로 봤다. 장애인의 존재를 긍정하고 같이 있어 주겠다고 김동연은 말한다.
김동연 지사는 미국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을 언급하며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재키 로빈슨이 가장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차별 철폐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기에 미국 야구는 그가 처음 뛰었던 4월 15일을 기념한다. 오늘이 우리 사회의 차별이 금지되는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없는 사람에 대한 차별, 권력을 가지지 못한 이들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날에 여러분과 함께한 것이 뜻깊다”라고 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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