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질문, 원색적 비난까지 소화, 약속 대련 논란, 기자 질문도 못 받는 정치권과 대비
김 지사는 5월 29일 저녁 9시 30분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관련한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켰다. 경기북부특자도 반대 청원에 대한 답변을 위한 자리였는데 여기서 돋보인 건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아닌 김동연이라는 사람의 소통 방식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약속 대련을 쉽게 본다. 기자에게 뭘 질문할지 미리 질문지를 받고 비서진이 써준 답변을 읽는 것이다. 단상에 답변이 적혀있는 종이를 보고 그저 읽는다. 많은 수의 권력자, 정치인들이 그래왔다. 지난 대선에서도 후보자들은 정책을 발표하며 미리 질문지를 받고 준비한 답변을 읽어 내려갔다. 약속되지 않는 기자에게는 질문의 기회도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기자회견에서도 그랬다.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건 오히려 자연스러운 준비 과정이었다. 아무 준비 없이 질문을 받은 사례를 꼽자면 2003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 정도가 떠오른다.
당시 일부 검사들의 질문이 대통령을 자극했고 이는 고스란히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후 질문을 확인하고 답변을 준비하는 건 권력자, 정치권의 필수 요소 중 하나로 자리하게 됐다.
이런 현실에서 김동연의 소통은 달랐다. 준비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였다. 속칭 억까(억지로 까기 위함)성 질문이 넘쳐났고, 근거 없는 비난도 있었다. 장애와 신분을 비하하는 발언, 욕설까지도 난무했다. 대화방은 어지러웠다. 저마다 자기 관점에서 자기가 아는 대로 말하는, 우리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일반인의 날 선 질문을 받고 김동연은 답했다. 때로는 설득하고, 정정하고, 논박하고 경청했다. 보는 사람이 불편할 정도의 무례한 질문도 있었지만 김동연은 그것조차 소화했다. 기존 1시간으로 계획했던 방송 시간은 3시간을 넘겼다. 자정을 넘기며 과열된 휴대전화 때문에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150번에 달하던 기자회견은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20여 차례, 현 정부에선 손에 꼽을 정도다.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 ‘불통’이 시대정신처럼 자리 잡은 정치판에서 경청과 소통은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도민청원에 대한 답과 북부특별자치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방송이었지만 이번 라이브는 김동연이 어떤 사람인지 더 드러나게 했다.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는 것, 반대 의견에 대한 대처, 인내심은 김동연이 얼마나 단련돼 있는지 보여줬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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