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6개월 만에 재개, 공교롭게 김 여사 5개월 잠행 끝낸 시점…야권은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 규정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6월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오는 10~15일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0~11일 투르크메니스탄, 11~13일 카자흐스탄, 13~15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각각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인프라 분야 국내 기업 진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확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번 중앙아시아3국 순방은 2024년 들어 첫 해외 순방이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정치권에서는 이번 해외순방 시점을 두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마지막 해외순방에 나선 건 6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이다. 이후 ‘디올백 명품수수 의혹’ ‘김건희 특검법 국회 표결 및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김 여사는 잠행에 들어갔다. 4월 총선까지 맞물리면서 외부활동은 더욱 자제됐다.
그 사이 지난 2월 윤 대통령은 해외순방 일정이 잡혔었다. 2월 18일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독일 국빈 방문과 덴마크 공식 방문을 계획했던 것. 하지만 출국을 나흘 앞두고 윤 대통령은 갑작스레 순연 결정을 내렸다. 대통령 해외 일정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순방 연기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순연에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상대국에는 의료파업과 북한 도발 등을 이유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해외순방을 직전에 연기한 것이 김건희 여사가 공식석상에 나설 수 없기 때문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혼자 해외순방을 해도 된다. 여사가 꼭 동행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김 여사가 공식석상에 나서지 못하니 외교 결례까지 무릅쓰며 연기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잠행을 거듭하던 김 여사는 지난 5월 16일 캄보디아 정상 부부와 오찬에 참석하며 5개월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21일 우크라이나 아동 그림전에 홀로 참석하며 독자활동도 재개하더니, 6월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윤 대통령과 자리하며 생방송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단계적으로 활동범위를 넓혀가더니 해외순방도 함께하게 된 것.
하지만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검찰이 명품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을 수사 중에 있지만, 김 여사에 대해 한 차례도 소환조사를 못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도 김 여사 소환조사 여부를 두고 의견이 팽팽히 나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 21대 국회에서 최종 폐기됐던 김건희 특검법의 경우 범야권이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해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에 야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공식석상 등장과 동시에 재개된 해외순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디올백 수수 영상이 공개된 뒤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 꼭꼭 숨어 다니더니, 이제 대놓고 활보한다. 검찰을 향해 ‘어디서 감히, 소환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며 “조국혁신당은 김건희 여사의 이번 해외순방을 ‘검찰 수사 회피용 외유’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김 여사에게 명품백과 양주, 고급 화장품을 대가성 뇌물로 제공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해 다수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다. 김 여사는 대가성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는 피의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이기도 하다”며 “김 여사는 검찰이 귀국 뒤에도 소환하지 않거든 서울중앙지검에 제 발로 찾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검찰 소환을 피하기 위해 외유를 택했다는 오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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