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일자리편의점으로 여성 경력 단절 해소
- 일본 지자체 중 출산율 1위 오카야마현 나기초 일자리편의점 벤치마킹
- 임신, 출산으로 경력 포기하지 않도록 단기 일자리 주선, 출산율 반등 견인
[일요신문] #. 구미에 사는 A씨는 첫째를 출산한 후 일을 쉬고 있다. 육아휴직 제도가 유명무실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면서 더는 일을 지속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다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 그러던 중 경북도에서 시행하는 일자리편의점 사업을 통해 단기 일자리를 구하게 됐다. A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준 후 주민센터의 육아휴직자 대체인력으로 출근하고 매일 아이와 함께 퇴근한다. A씨는 간단한 민원사무와 행정사무 외에도 다양한 일을 처리하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A씨는 일자리편의점을 통해 쌓은 경험을 토대로 재취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 안동에 사는 B씨는 첫째와 둘째를 키우는 다둥이 엄마다.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일밖에 모르고 살았지만, 아이를 출산한 후 육아휴직이 길어지면서 경력이 단절된 경단녀 신세가 됐다. B씨는 일자리를 구해보고 싶었지만, 경력 단절이 길어지며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민이 커가던 B씨는 경상북도에서 시행하는 일자리편의점 사업을 알게 됐고,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지원했다. 현재 B씨는 안동시에 소재한 식품 회사로 출근해 식품 홍보 및 테스트 업무를 보고 있다. B씨는 오랜만에 일을 하며 감을 다시 익혀가고 있고, 식품 회사에서의 경력을 토대로 재취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 포항에 사는 워킹맘 C씨는 일과 돌봄을 병행하며 체력적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아침 일찍 출근을 준비하면서 아이를 유치원까지 데려다주고,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아이의 하원 시간이 되면 잠시 외출을 쓰고 집까지 바래다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C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말았다. C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있는 시간 동안 일할 수 있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고 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별로 없어 걱정이 컸다. C씨의 걱정이 커가던 상황에서 경북도 일자리편의점 사업을 알게 됐고, 아이가 유치원에 있는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복지센터에서 직업상담 및 사회복지 안내 업무를 맡게 됐다. 정신없었던 아침이 여유로워졌고, 아이와 함께 퇴근할 수 있게 되어 너무나도 행복한 요즘이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일을 하게 되면서 살림살이도 훨씬 나아진 B씨는 최근 남편과 둘째에 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가 온종일 완전 돌봄의 정착과 여성의 경력 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일자리편의점'을 운영한다.
경북도 '일자리편의점' 1호점 구미지점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식이 17일 구미시청에서 열린다.
일과 돌봄 양립을 위한 것으로 전국 최초로 추진됐다.
이 자리에는 이철우 경북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어린이집 연합회장 등이 함께한다.
일자리편의점은 말 그대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듯 간단하게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할 수 있는 제도로, 일본 지자체 중 출산율 1위인 오카야마현 나기초(2019년 기준 합계출산율 2.95)의 일자리편의점에서 착안한 사업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일자리편의점은 일과 돌봄 병행을 희망하는 부모를 대상해 공공 및 기업 등에서 최소 1일에서 최대 3개월의 단기 일자리를 제공한다.
일자리는 우편물 작업부터, 민원 안내, 행정사무, 매장관리, 직업상담,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련된다. 출산, 육아휴직자 대체인력 지원 및 소규모 사업장 단기인력 지원에 중점을 두고 추진한다는 것.
일자리 모집과 연결은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신청과 일자리편의점 현장 접수를 통한 오프라인 신청으로 진행한다.
이를 통해 여성의 경력 단절을 일부 해소하고 소득 보전을 통해 경력 단절 가정의 경제적 안정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일자리편의점은 돌봄센터 또는 여성일자리센터 등에 조성하고 부모가 일하는 동안 자녀는 24시 어린이집이나 돌봄센터 등에 잠깐 맡길 수 있다.
도는 일자리편의점 1호점 구미지점을 시작으로 도내 22개 시군으로 확산 할 방침이다. 사업비는 기존 3대 7이 아닌 5대 5로 편성해 시군 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다.
이철우 지사는 "개인의 행복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게 경력의 연속성 보장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을 포기하는 사회가 아니라 아이 낳고 키우는 행복을 느끼는 동시에 본인 경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경북도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장호 시장은 "일자리편의점 구미지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여성의 경제, 사회참여 기회를 늘려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 고용 실태 분석(2024년 3월)에 따르면 임신, 출산, 육아, 자녀 교육 등으로 경력 단절된 여성은 134만 9000명으로 경제적 손실은 연간 44조원에 달한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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