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류현진에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는 구단은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시카고 컵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구단이 오랜 역사를 가진 명문팀이다. 이들 구단이 류현진을 영입 대상으로 점찍은 이유는 제각각이다. 메이저리그 모 스카우트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보스턴, 클리블랜드, 시카고, 디트로이트는 전력 보강 차원에서 류현진 영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아시아 좌완 선발’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은 상태다. 타이완 출신의 좌완 천웨이인이 올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0승 이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전력강화와 함께 마케팅 차원에서 영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안다. LA는 한국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다. 과거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뛸 때 홈경기 등판만 하면 한인 관중이 구름처럼 몰렸다. 다저스가 그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스카우트는 “내가 알기론 최소 6개 구단이 비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며 “입찰 참여 팀이 많으면 많을수록 류현진의 몸값은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게 바로 입찰액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비공개 경쟁 입찰을 허락하면서 조건을 달았다. ‘지나치게 입찰액이 낮을 시 한화에 잔류한다’는 것이었다. 야구계는 ‘지나치게 낮은 몸값’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한화는 “만약 이 금액이 공개될 경우 류현진의 비공개 입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로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류현진 입찰액을 예상하는 측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먼저 1000만 달러 이상이 가능하다는 쪽이다. 시즌 전 애리조나 한화 스프링캠프를 찾았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스카우트는 “류현진 정도의 투수라면 입찰액이 1000만 달러 이상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류현진의 훈련을 관찰했던 이 스카우트는 “빅리그에서도 10승 이상이 가능한 투수이기 때문에 입찰액과 계약액을 합쳐 2000만 달러 이상의 몸값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메리칸리그의 한 스카우트도 류현진의 입찰액이 1000만 달러는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류현진은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투수다. 평균 91마일(시속 146km)의 속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인상적인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던질 줄 안다. 어느 팀에 가도 3선발 이내에 들 투수다. 그런 투수를 잡으려면 입찰액으로 1000만 달러는 써야 할 것이다.”
반대로 입찰액이 500만 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주로 일본야구계에서 나오는 소리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 자주 접촉하는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명문팀의 스카우트 팀장은 “믿을 만한 빅리그 관계자로부터 ‘우리 팀은 500만 달러를 입찰액으로 쓸 예정이다. 그 이상의 가치는 없는 것 같다’는 소릴 들었다”며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의 예를 봐도 1000만 달러 이상은 무리”라고 단언했다.
2006년 세이부 라이온스의 에이스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입찰액으로 5111만 달러(약 579억원)를 적어낸 보스턴을 선택했다. 특급 우완 다르빗슈 유도 올 시즌 초 텍사스가 5170만 달러(약 586억원)를 적어내며 마쓰자카의 기록을 깼다.
하지만 최근 3년 사이 그런 행운을 누린 일본 선수는 많지 않았다. 2010년 호타준족의 상징 니시오카 쓰요시는 532만 달러에 입찰됐다. 2011년 ‘제2의 이치로’로 불린 아오키 노리치카는 그보다 절반이 떨어진 250만 달러에 입찰돼 미국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세이부의 강타자 나카지마 히로유키도 뉴욕 양키스에서 250만 달러가 입찰됐으나 연봉이 100만 달러에 그치며 미국행을 포기했다.
이 스카우트는 “물론 이들이 야수이기 때문에 입찰액이 낮았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미국야구계가 한국야구를 일본보다 한 단계 아래 수준으로 본다는 걸 고려하면 류현진의 입찰액은 결국 500만 달러 전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