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조직법 제25조(적십자 표장 등의 사용금지)에 따르면 '적십자사, 군 의료기관 또는 적십자사로부터 그 사용승인을 받은 자가 아닌 자는 사업용이나 선전용으로 흰색 바탕에 붉은 희랍식 십자를 표시한 적십자 표장 또는 이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실제로 대한적십자사는 국내 적십자 표장의 무분별한 사용에 대해 2006년부터 꾸준히 지적해 온 바 있다. 특히 병·의원, 약국 등에서 적십자 표장이 오용되는 것에 대해 각 단체에 공문을 보내 "적십자 표장은 전쟁이나 무력 충돌시 적·아군을 차별 없이 보호하고 구호하는 적십자 요원, (군)의무요원 등의 활동을 보장하는 데 한해 사용되도록 국제인도법에 규정돼 있으며 각국 적십자사의 인도적 활동을 표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적십자 표장의 무단 사용이 줄어들지 않자 2020년부터는 당초 100만 원 이하였던 벌금형을 1000만 원 이하로 대폭 상향하는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개정이 이뤄졌다.
일반적으로 적십자 표장의 무단 사용은 병·의원과 약국, 의료기계업체 등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이돌 무대 의상에까지 지적이 이어진 것은 이번 (여자)아이들의 논란이 처음이다. 다만 앞선 적십자 표장 무단 사용의 경우는 상업 목적이 문제가 됐던 것인 반면, (여자)아이들의 경우는 단순히 일회용 무대 의상에 활용된 것이기 때문에 현행법 위반에 따른 처벌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여자)아이들의 소속사 측으로부터 적십자 표장 사용에 대한 사전 승인 문의가 들어온 적은 없다"며 "소속사 측에 관련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다. 고의로 적십자 표장을 사용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만큼 관련 내용 확인 후 재발 방지를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