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이 현실이 됐다. 경기 막판 혼신을 다해 온 몸을 날린 태클로 팀의 위기를 구해낸 기성용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다행히 일어나 다리를 약간 절룩거리며 경기를 마친 기성용 선수가 부상이라는 암초에 부딪히고 말았다.
지난 11일 (한국시각) 세인트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 시티와 사우스햄턴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경기에 기성용은 선발 출전했다. 중원의 사령관답게 경기를 잘 조율해 나간 기성용은 몇 차례 중거리 슛을 노렸지만 골 운은 따르지 않았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
후반 45분이 모두 흐리고 인저리 타임에 접어든 뒤 스완지 시티는 사우스햄턴 아찔한 역습 기회를 내줬다. 페널티 에이리어 우측을 파고들던 사우스햄턴의 제이슨 펀천에게 아찔한 위기를 내줄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낸 것은 기성용이었다. 온몸을 날리는 혼신의 태클로 공을 쳐낸 것.
그렇지만 기성용은 일어나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미 교체 카드를 다 써버린 상황이라 기성용은 다리를 절뚝거리며 경기에 임했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에 집중됐지만 기성용 선수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허벅지를 만지며 퇴장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아쉽게도 이날의 태클은 부상으로 이어졌다. 왼쪽 허벅지에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입은 것. 이 부위는 이미 기성용이 지난 4월에도 부상을 입었던 부위다. 셀틱 시절 기성용은 같은 부상으로 인해 4~5주가량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고작 7개월 만에 같은 부위를 다치면서 큰 부상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부상 정도는 지난 4월보단 심각하지 않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2~3주 정도의 휴식이면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스완지 시티 입장에선 발에 불똥이 떨어졌다. 컵대회 포함 9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중원을 책임져온 기성용 선수의 공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기성용은 마음 편히 부상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햄턴 전이 끝난뒤 기성용 선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너무 앞만 보고 왔나보다. 하늘에서 푹 쉬란다. 너무 길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박지성에 이어 기성용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EPL 코리안 리거들이 연이어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그렇지만 두 선수 모두 부상이 심각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EPL이 가장 빡빡하게 돌아가는 박싱데이 이전에는 모두 팀에 합류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