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7일 미국 일정에서 미주개발은행 총재, 버지니아-뉴욕 주지사 회동, 뉴욕증권거래소 누비며 “나를 믿고 경기도에 투자하라”
김동연은 “내가 보증한다” 라며 경기도를 위해 뛰었다. 그 안에는 경기도 기업과 그곳에 종사하는 노동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있었다. 김동연은 그들을 위해 경기도를 세일즈했다. 경기도에 풍요를 가져오는 것이 도지사의 역할이라고 믿었다. 1월 다보스포럼 특별 세션에서 ‘경기도와 혁신가들’을 주제로 경기도의 지역, 인프라,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선보였듯 김동연은 기업을 위해선 자기 몸을 아끼지 않았다.
김동연은 투자를 가져왔다. 김동연은 취임 당시 100조 원 투자 유치를 약속했다. 그 약속은 임기 반환점을 돌기 전에 절반을 이뤘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한민국 총생산의 25%를 차지하는 경기도의 잠재력과 경제 수장 김동연을 믿고 투자했다. 김동연은 5박 7일간의 미국 일정에서 세계 경제 수도 뉴욕까지 진출했다. 경기도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도약을 위해 그는 기꺼이 세일즈맨을 자처했다.
16일 첫 일정으로 미주 개발은행(IDB)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를 만나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한 것은 김동연이 얼마나 세계 정세와 먹거리에 밝은지 나타내는 일면이다. 김동연은 18일 뉴욕에서 국내 최대 물류부동산 개발·운영회사인 ESR켄달스퀘어(외국인 투자기업) 및 미국 유엘 솔루션즈로부터 총 2조 1천억 원의 투자유치를 확정했다. 이번 투자는 77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되는 규모다.
김동연은 청년을 세계로 내보냈다. 상고 출신 흙수저였던 김동연은 국비 장학생으로 떠난 미국 유학에서 세계를 만났다. 지금의 김동연을 있게 한 국제 감각, 세계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포를 키우게 한 계기다. “넓은 세상을 만나서 뒹굴어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안에서 숨 쉬어라” 김동연이 대학 총장 시절 학생들에게 늘 건네던 조언이다.
김동연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청년들을 세계로 내보냈다. 넓은 세계는 청계천 철거민의 아들이던 김동연을 경제 장관으로, 부총리로 세계경제포럼의 연사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 이끌어 줬다.
이번에도 김동연은 버지니아 주지사를 만나 청년들을 보내겠다고 했다. 바이오, 스타트업 파트너쉽이 이뤄지자 김동연은 청년들을 보내고 싶다고 제안했다. 버지니아주립대, 월리엄&메리, 버니지아 공대, 워싱턴&리 등 유수의 대학들에 경기도 청년을 보내 교류하고 싶다고 청했고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는 흔쾌히 동의했다.
김동연은 관계를 맺었다. 김동연의 관계는 기존 정치인들처럼 사진 촬영을 위한 관계가 아니었다. 형식적이고 시너지 없는 관계를 김동연은 부정했다. 김동연은 관계의 연속성을 추구한다. 준비성과 태도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그를 신뢰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김동연은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기후변화를 두고 대화했다. 캐시 호컬 주지사는 '기후 리더십 및 지역사회 보호법'을 만든 장본인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동연은 지난해 앨 고어 전 부통령을 만났을 때 사용한 ‘클라이밋 디바이드’(기후 격차)라는 말을 꺼내며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캐시 호컬 주지사는 기꺼이 응했다.
한국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첫손에 꼽힐 만큼 중대한 이슈다. 김동연은 한국에서 기후 대응을 두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지도자다.
이 과정에서 김동연은 푸른색 타이를 했다. 뉴욕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인 캐시 호컬은 민주당 소속이다. 이런 섬세한 배려까지 김동연은 잊지 않았다. 전날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를 만날 때 붉은 계열 타이를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한편 18일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증권거래소에 태극기가 걸렸다. 김동연 지사를 환영하기 위해서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크리스 테일러(Chris Taylor) 부사장은 정문까지 마중 나와 “세계 금융의 역사적인 장소인 이곳에 와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동연은 “한국의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더 많은 기업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야 한다. 앞으로 더 많아지면 좋겠다”며 함께 온 22개 스타트업 기업들을 독려했다. 그는 훨씬 많은 한국 기업들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진출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김동연은 통역 없이 영어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내에 설치한 스튜디오에서 ‘글로벌머니톡’ 인터뷰도 진행했다. 인터뷰 진행자는 국제미디어 저널리스트인 레미 블레어(포덤대 겸임교수)였다. 김 지사는 뉴욕 증시 투자자들을 향해 ‘바이(Buy)경기도’ ‘바이(Buy)코리아’를 기조로, 경기도의 매력을 설명했다. 뼛속까지 경기도뿐이었다.
뉴욕 증권거래소 일정을 마친 김동연은 ‘2024 NYC 스타트업 서밋(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뉴욕)’에 참석해 개회사를 했다. 김동연은 “판교가 속한 성남시는 약 50년 전 서울에서 가장 가난했던 사람들이 강제로 이주를 당해 천막을 치고 살았던 곳이다. 그 당시 허허벌판이었다. 쫓겨난 이들이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던 그곳이 지금은 ‘혁신의 심장’ 판교를 안는 도시가 됐다"라며 "그때 그곳(성남) 천막에 살던 소년이 이제 경기도지사가 돼서, 여러분 앞에 서서 자신있게 말씀드린다. 50년 전 황무지가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가 됐다. 앞으로는 50년까지 갈 필요가 없다. 10년 후 뒤돌아보았을 때 오늘 이 자리가 담대한 ‘혁신동맹’의 큰 걸음이 됐음을 알게 될 것이고, 우리가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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