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죄 수사가 시작되면 출동했던 계엄군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생한 우리 아들들’도 행여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일까.
#전담수사팀 꾸린 경찰…검찰·공수처도 직접 수사 개시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등 혐의로 접수된 4건의 고발에 대해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에 명시된 혐의는 내란(형법 제87조), 반란(군형법 제5조), 직권남용(형법 제123조) 등이다.

검찰 역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찬규)에 관련 고발 사건을 배당하고 직접 수사에 돌입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내란죄는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아닌 터라 검찰은 내란 대신 직권남용 혐의를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역시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에 배당했다. 공수처에서도 내란죄는 수사 범위 밖이지만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를 인지했을 경우 수사 가능 목록에 없는 범죄도 수사할 수 있다’는 공수처법을 적용하면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내란죄를 규정한 형법 제87조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선 1항은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2항은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살상, 파괴 또는 약탈 행위를 실행한 자도 같다’고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3항은 ‘부화수행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화수행은 ‘줏대 없이 다른 사람의 주장에만 따라서 그가 하는 짓을 따라 행동’을 의미한다.

법조계에서는 민주당이 고발한 윤 대통령 등 8명 정도를 중심으로 기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등부장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형법 제87조에 의거해 기소할 수 있는 범위는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건의한 국방부 장관, 그리고 국무위원 가운데 이에 찬성한 이들 정도로 보인다”는 견해를 보였다.
헌법재판소 파견 경험 있는 한 판사는 “국무회의에서 찬성했거나 적극적으로 가담한 이들은 형법 제87조 2항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 내란죄를 적용하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며 “계엄사령관 등도 당연히 조사하겠지만 고의성이 없고 단순 지시를 이행한 것이라면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총리 역시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했다면 참고인 수준의 조사에서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법무부 장관이 소집한 비상 회의 참석 직후 사의를 표명한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법무부 비상계엄 관련 긴급회의에 참석해 부화뇌동할 수 없어 그냥 사표를 내고 나와 버렸다”고 밝혔다. 류혁 감찰관과 달리 사표를 내지 않고 회의에 참석한 고위 공무원들도 처벌 대상이 될까.
법조계에선 비상계엄 관련 고위 공무원과 출동 부대 지휘부 등도 수사 대상일 순 있지만 기소 대상이 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앞의 변호사는 “고위공무원 등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어 보인다. 대책회의만으로 처벌은 불가하다”라며 “출동 부대 지휘부를 수사해 국회 진입을 지시한 최종 책임자를 확인할 순 있겠지만 영관급 장교까지 처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계엄군으로 현장에 출동했던 군인들은 어떻게 될까. 수사 과정에서 수사를 받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순 없지만 처벌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앞의 변호사는 “단순 폭동 참여로 볼 수도 있지만 지휘를 받고 움직이는 군인까지 처벌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고, 앞의 판사 역시 “출동 군인들까지 처벌한 경우는 없었다”라며 “내란을 결정하는 최종 결정권자와 이에 깊숙하게 관여한 이들만 처벌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내란죄 기소는 가능할지라도 유죄 판결이 나오려면 수사 기관이 전복의 고의성을 입장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앞의 변호사는 “내란죄로 기소는 해봄 직하나 무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며 “국가를 전복할 ‘고의성’이 가장 중요한데, 국회 진입 시도만으로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직권남용은 유죄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의 판사는 헌재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탄핵 사유는 맞지만, 내란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전복의 고의성이 없다고 보이기 때문에 내란죄보다 직권남용으로 기소를 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며 “실제로 전두환도 직권남용 등이 함께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87조는 내란을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형법 제91조는 ‘국헌문란’을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과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들만 놓고 보면 법적으로 ‘전복의 고의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인데 향후 수사를 통해 추가적인 증거와 정황이 드러나면 유죄 가능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윤 대통령에게 ‘반란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군형법 제5조는 작당하여 병기를 휴대하고 반란을 일으킨 사람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는데 수괴는 사형이다. 우두머리를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하는 내란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다. 물론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지만 법조계 일각에선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이며 국방부 장관은 군 지휘계통 전체를 책임지는 위치라 군형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