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이 AI로 논문을 작성해 제출하는 것은 점점 보편화되는 추세다. 두꺼운 책 자료를 찾아보거나 인터넷 검색 엔진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고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순 참고용이 아닌,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기 한 보고서나 과제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학은 학생들이 AI를 과제에 활용했는지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AI 도구를 이용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시험에서 0점을 받았다는 한 학생은 “AI 비율을 확인하려 AI 검사 도구를 사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솔직히 나뿐 아니라 주변의 친구들이 AI를 사용하는 것은 정말 흔하다. 갈수록 의존적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긴 하다”고 했다.
베이징공상대학의 한 대학원생은 “과제나 보고서 낼 기한이 다가오면 마음이 급해진다. 그럴 때마다 AI로 생성한 뒤 바로 붙여 제출한다”고 고백했다. 저장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도 “과제를 할 때마다 (AI의) 달콤한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 점수를 잘 받긴 하는데, 비싼 등록금을 내고 공부를 하지 않아 부모님께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교육부 정보네트워크공학연구센터 연구보좌관 딩쥔펑은 “학생들이 생성형 AI를 사용하여 위조된 이미지, 심지어 AI가 자체적으로 편집한 이미지를 쓰고 있다”면서 “문제는 이런 부분들을 학교 측이 적발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저장대학교는 2024년 초부터 3차례에 걸쳐 학생들의 AI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공과대학 대학원생들의 40%는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 연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창의력 발전을 억제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AI의 부적절한 사용에 대한 문제점을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각 대학들이 잇달아 ‘AI 규범’을 발표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AI를 적절하게 사용해 학습과 연구의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푸단대학교는 ‘AI 사용에 관한 규정’을 통해 금지 범위를 명확히 제시했다. 문헌 검색, 코드 조정 및 통계 분석 등의 보조 작업을 할 때 AI의 도움을 받는 것은 허용하되 이 경우에도 지도 교수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푸단대학교 교무처 처장 린웨이는 “이번 규정을 통해 어떤 것은 사용할 수 없고, 또 어떤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학생들은 명확히 알아야 한다”면서 “학생들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AI를 사용한 적이 있는지, 또 경계와 한계를 넘은 적은 있는지 등을 스스로 학교 측에 알려야 한다”고 했다.
톈진과학기술대학교는 올해부터 모든 학부생의 졸업 논문에 대해 스마트 생성 콘텐츠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가 발표한 ‘표절 검사 및 AI 검사에 관한 통지’에 따르면 논문에서 AI로 생성한 내용의 비율은 40%를 넘어선 안 된다. 학교 측은 이를 판별하기 위한 프로그램 도입도 마무리 지었다.
톈진과학기술대학교 교무처 부처장 콩린타오는 “학생들이 AI 도구를 활용하여 기초 작업을 빠르게 완료하는 것은 권장한다. 하지만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작업은 여전히 학생의 몫이어야 한다”면서 “40%는 학생들이 첨단 도구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한편으론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는 부분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베이징우전대학, 화북전력대학, 후베이대학, 푸저우대학, 난징공업대학 등 많은 대학들이 이와 비슷한 규정을 마련해 AI 사용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대학들은 AI를 활용한 표절 검사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의 장치로는 AI로 작성된 논문과 과제를 제대로 판별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베이징우전대학은 AI 논문 비교 시스템을 구축했다. 학생이 작성한 논문에 AI가 어느 정도로 활용됐는지를 AI가 자동으로 분석한다. 베이징우전대학교 어하이홍 교수는 “예를 들어 AI가 실험 결과를 개조하거나 다른 사람의 학술 사진을 편집하는 등으로 논문을 썼다면 우리의 알고리즘은 이를 자동으로 검출할 수 있다”고 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반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칭화대학교 한 학생은 “AI가 만능은 아니다. 때로는 잘못된 답안을 만들기도 한다. 한눈에 봐도 터무니없어 보일 때도 있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아무런 기준 없이 AI가 해준 과제를 낸다”고 했다.
우한과학기술대학교의 한 대학원생도 “스스로 달콤한 유혹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논문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우리의 뇌”라고 했다. 화동사범대학 상해지능교육연구원장 주애민은 “AI에 의존하는 것은 마치 환각상태에 빠진 것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인류의 조력자로서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지만 결국 모든 공부와 연구는 내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학들은 규제와 동시에 AI에 수반되는 기본적인 윤리 교육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당국이 발표한 ‘교육 강국 건설 계획 요강, 2024-2035’에 따르면 대학교는 학부과정에 인공지능 분야를 필수 교양으로 지정하도록 했다. 저장대학교 교수연구처 처장 정춘옌은 “우리는 전교생에게 인공지능 소양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가장 바라는 것은 학생들이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여 인간과 협력하는, 최상의 모델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