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전력이 강해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과의 경기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하는 지를 적절히 보여준 한 판 승부였다.
10일 새벽(한국시간) 첼시의 홈구장인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캐피털 원 컵 4강 1차전에서 스완지 시티가 첼시에 2 대0으로 승리했다. 스완지 시티가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무려 87년만으로 지긋지긋한 스탬퍼드 브리지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단순히 첼시의 전력이 더 우세해 강팀이고 스완지 시티의 전력이 떨어진다고 볼 순 없는 분위기에서 치러진 경기였다. 그만큼 요즘 첼시는 주춤한 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스완지 시티는 상승세였다. 이런 두 팀의 경기는 90분 내내 박빙이었다.
첼시의 무기는 강력한 허리다. 세계적인 레벨의 미드필더를 다수 보유한 첼시는 어떤 조합을 내놓아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정상급이다. 아니 지난 해 챔피언스리그 우승팀답게 허리만큼은 세계 최강 수준이다.
이날 경기에서 첼시의 중원은 에당 아자르, 하미레스, 후안 마타로 구성됐다. 올 시즌 신데렐라로 급부상한 에당 아자르에 스완지 시티의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언급했던 후안 마타, 여기에 하미레스가 가세했다.
결국 첼시는 기성용과 브리튼이 버티는 스완지 시티 중원 공격을 포기하고 양측 날개를 활용한 공격에 집중했다. 그렇지만 최전방 공격수들의 슈팅이 다소 부정확했다. 막강한 중원이 막히자 공격진 역시 정상적인 공격력을 선보이지 못한 것.
또한 첼시가 측면에서에서 날카로운 센터링을 올릴 때마다 기성용은 어느새 스완지 시티 문전까지 내려와 수비수로서도 활약해주곤 했다.
중원이 막히면서 전체적인 플레이가 말린 첼시는 결국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어지간 해선 큰 실수가 없는 첼시 수비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가 두 차례나 패스 실수를 범했다. 그리고 스완지 시티는 이 두 개의 실수를 모두 골로 연결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이젠 스완지 시티를 넘어서 EPL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인 미추가 전반전에 선제 결승골을 성공시켰으며 후반전엔 미추와 교체돼 투입된 그레엄이 또 한 번 이바니보치의 패스미스를 이어 받아 쇄기골을 성공시켰다.
양팀의 캐피털 원 컵 4강 2차전은 오는 24일 새벽 스완지의 홈인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현재 상황은 스완지 시티가 절대 유리하다. 원정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과연 첼시가 기성용을 중심으로 한 스완지 시티의 막강한 중원을 뚫어내기 위해 또 어떤 허리 조합을 들고 2차전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