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내청(왕실 관련 사무담당 행정기관)에 따르면 히사히토 왕자는 오차노미즈 여대 부속 유치원을 3년 다니면서 그 환경에 익숙해졌고, 친구들과 함께 같은 학교 부속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한다.
가쿠슈인은 1847년 왕족과 귀족의 자녀들이 다닐 수 있도록 세워진 관립학교였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다닐 수 있는 사립학교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왕족들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이 학교를 다니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히사히토 왕자는 어쩐 일인지 유치원부터 가쿠슈인을 외면했다. 이는 부모인 후미히토 왕자 부부의 교육방침 때문이다. 한 왕실 저널리스트는 “후미히토 왕자 부부는 히사히토가 또래들과 적극적으로 사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들 부부의 교육방침은 아이의 흥미를 존중해주고 개성을 키울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가쿠슈인보다는 또래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는 오차노미즈를 선택했다는 의견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히사히토 왕자가 사촌누나인 아이코 공주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오는 4월 히사히토가 1학년에 되면 아이코 공주는 6학년이 된다. 만약 둘이 같은 학교에 다니면 하나하나 비교당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아이코 공주(11)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외동딸로 사촌동생 히사히토 왕자가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미래의 여성 일왕’으로 거론된 주인공이었다. 현재 일본왕은 남성만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도 왕위를 이을 수 있게 되면, 히사히토 대신 아이코 공주가 왕위를 계승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
<주간문춘>은 히사히토 왕자의 초등학교 진학 결정에 ‘아이코 공주의 등교 거부 사건’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3년 전 아이코 공주는 남학생들의 난폭한 행동이 무섭다며 등교를 거부해 왕실이 발칵 뒤집혔었다. 당시 가쿠슈인은 아이코 공주의 ‘왕따’ 문제가 불거져 매스컴의 집중포화를 받았었다. 이에 비해 오차노미즈는 조용한 환경이고, 학원 측 역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데 협조적이라 후미히토 왕자 부부의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