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 이적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4년 총액 48억 원이라는 계약 조건에 '오버페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 같은 지적이 무색한 맹활약을 이어간다. 시즌 타율 0.341은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9월 타율은 이를 뛰어넘는 0.368이다. 한 달간 57타수 21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타자 부문은 최원준 혼자만의 질주가 아니라는 점이 더 흥미롭다. KT 팀 동료 힐리어드는 월간 WAR 0.89로 타자 부문 2위에 자리했다. 안현민도 0.87로 바로 뒤를 이었다.
최원준이 '밥상을 차리는' 테이블 세터라면, 힐리어드와 안현민은 장타로 타점을 쓸어 담는 유형이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9월 홈런이 없는 최원준과 달리 같은 기간 힐리어드는 6개, 안현민은 3개를 기록했다. 타점은 각각 15개와 12개다.
한 팀 타자들이 월간 WAR 상위권에 여럿 이름을 올리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하지만 같은 팀 외야수 세 명이 나란히 타자 부문 최상단을 차지하는 상황은 흔치 않다. 외야수들의 동반 선전에 KT 구단 역시 힘을 얻는다. 9월 초 한때 리그 선두 자리를 삼성에게 내줬으나 10일부터 다시 1위를 탈환, 현재 2.5게임차로 격차를 벌렸다.
타자 부문에서 KT 외야진을 추격하는 선수는 NC 박건우다. 박건우는 월간 WAR 0.75로 4위에 올라 있다. 한화 페라자가 0.68, SSG 에레디아가 0.67로 뒤를 잇는다. 두산 김민석도 0.65로 상위권 경쟁에 가세했다.
투수 부문에서는 SSG 아빌라가 선두다. 아빌라는 월간 WAR 1.31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은 물론 투타 통합 순위에서도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타자 부문 선두 최원준(투타 전체 2위)보다도 높은 수치다.
아빌라는 9월 등판한 3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거침없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지난 4일 두산을 상대로 한 경기가 인상적이었다. 9이닝 동안 단 101구만 던지면서 무실점 피칭으로 완봉승을 거둔 것이다. 이번 시즌 KBO리그 세 번째 완봉승이었다. 이후로도 선발승을 챙기며 3경기에서 22이닝을 소화해 3승 0패 2실점 22삼진을 기록 중이다. 월간 방어율은 0.82이다. 아빌라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시즌 중 합류했음에도 짧은 기간 안에 리그 최상위급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SSG는 아빌라 외에도 이로운이 월간 WAR 0.92로 투수 부문 3위, 투타 통합 4위에 자리했다. 아빌라와 이로운이 동시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SSG 마운드는 9·10월 레이스 초반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이로운의 활약은 반전에 가깝다. 지난 시즌 리그 최상급 불펜 자원으로 평가받던 그는 2026시즌 전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8월 2군으로 내려가 '선발 수업'을 받은 그는 9월부터 선발 투수로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3경기에 등판해 17.2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 19삼진 3볼넷 평균자책점 1.53을 기록하고 있다.
아빌라와 이로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투수 부문 2위는 NC 라일리다. 월간 WAR 1.00으로 아빌라의 뒤를 쫓고 있다. 현재 투수 부문에서 1점대 WAR을 기록한 선수는 아빌라와 라일리뿐이다. 라일리의 기록은 3경기 20이닝 2실점 21삼진 2볼넷 평균자책점 0.90이다.
KT는 타자 부문뿐 아니라 투수 부문에서도 여러 명을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배제성이 월간 WAR 0.70으로 투수 부문 4위, 대니엘이 0.60으로 6위다. 고영표도 0.38로 9위에 포함됐다. 타자 부문 1~3위를 외야진이 차지한 데 이어 투수 부문에서도 10위권에 세 명이 포함됐다.
다만 9·10월 레이스는 아직 초반이다. 일반적인 한 달 단위 경쟁과 달리 정규시즌 막판 구간을 묶어 평가하는 만큼, 남은 경기 결과와 출전 기회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