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미션에 소액의 보상을 붙여 이용자가 매일 앱을 찾게 만드는 기법으로, 커머스 경쟁이 극심해진 시장에서 재방문율과 체류 시간을 끌어올리는 검증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 익숙한 풍경이 지금 형사 사건이 되어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네이버는 올해 2월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를 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했고, 그 사실이 9월 초 알려졌다.

검색 알고리즘이라는 말이 나오면 어려운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이 사건의 구조는 조금도 복잡하지 않다. 골목에 식당이 하나 있다고 하자. 사장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5원씩 쥐어주며 가게 앞에 잠깐 줄을 서달라고 부탁한다. 배가 고파서 온 사람이 아니라 그저 5원을 받고 잠시 서 있다 가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골목을 지나던 진짜 손님의 눈에는 그 줄이 보인다. 줄이 길면 맛집이라고 믿는다.
옆집은 손님이 실제로 만족해서 다시 찾아온 가게인 데도, 눈에 보이는 줄이 짧다는 이유로 밀려난다. 네이버 검색이 하는 일이 바로 이 줄의 길이를 세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얼마나 찾는지를 관심의 신호로 읽어 순위에 반영한다. 평상시라면 합리적인 방식이나, 포인트를 노린 검색은 그 전제를 깬다. 사려는 것도 아니고 가려는 것도 아닌 손짓이 숫자로는 관심과 구별되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는 세 방향으로 번진다. 첫째는 이용자다. 5원을 벌었지만, 그 대가로 내일 자신이 의지할 검색 결과의 정확도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둘째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자영업자다. 소상공인연합회는 9월 9일 입장문을 내고, 정직한 상품과 진짜 후기로 상위권을 지켜온 가게가 하루아침에 5, 6위 밖으로 밀려나며 순위가 몇 계단만 내려가도 매출이 30~40% 증발한다고 주장했다.
떨어진 순위를 메우려 광고비를 더 써야 하는 이중고도 함께 지적했다. 자신이 동의한 적 없는 경쟁에 끌려 들어가 통행료를 무는 셈이다. 셋째가 검색 플랫폼이다. 검색 사업자의 유일한 자산은 결과를 믿을 만하다는 이용자의 신뢰인데, 그 신뢰가 바깥에서 들어온 힘에 의해 침식된다.
여기서부터가 이 사건의 예민한 지점이다. 토스가 한 일 가운데 어느 한 조각도 그 자체로는 불법이 아니다. 이용자가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것은 자유다. 그 행동에 보상을 주는 것도 위법이 아니다. 서버를 침입하지도, 봇을 돌리지도 않았다. 행동 하나하나는 흠잡을 데가 없는데 그것이 쌓인 총합만 조작에 가까워지는 구조, 이것이 바로 모호한 경계를 파고드는 방식이다. 규칙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틈을 정확히 찾아내 그 안에서만 움직이는 설계는 우연이 아니라 능력의 산물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방향에 따라 혁신이 되기도 하고 차익거래가 되기도 한다.
둘을 가르는 기준은 새로운 가치가 생겨났는가이다. 토스가 공인인증서와 계좌번호의 벽을 허물었을 때는 없던 편의가 생겼다. 이번에는 무엇이 생겼는가. 특정 가게의 순위가 올라간 만큼 다른 가게가 내려갔고, 광고 예산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총합은 제로에 가깝거나 신뢰의 훼손만큼 마이너스다. 반면 이익은 한 곳으로 모인다. 미션의 대가로 이용자에게 나가는 돈은 5원이지만, 업계에서 같은 한 건은 광고주에게 수십 원대에 거래된다.
그 차액을 중개사와 대행사가 나눠 갖는다 해도, 이 미션이 광고주에게 판매되는 상품이자 앱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를 떠받치는 지표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이 숫자는 곧 기업 가치다. 정작 그 광고가 실제로 노출되는 무대는 자기 것이 아닌 남의 검색 결과 화면이다. 남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인프라를 자신의 광고 지면으로 되팔면서 비용은 그 인프라와 그 위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에게 떠넘기는 구조라면, 이것을 실험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같은 요구를 받은 다른 업체들은 멈췄고 토스는 멈추지 않았다. 무해했다면 대응이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 더 아픈 대목은 토스 자신의 전례다. 토스는 지난해 10월 자사의 리워드 광고 링크가 카카오톡에서 차단된다며 카카오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올해 7월 취하하기는 했지만, 그때 토스가 내세운 논리는 플랫폼이 남의 트래픽을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자신이 피해자일 때 꺼내 든 원칙이 자신이 원인일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원칙이 아니라 도구다.
물론 네이버 쪽에도 물어야 할 것이 있다. 몇 백만 번의 무의미한 클릭에 순위가 흔들린다면 그 알고리즘의 취약성 역시 검증받아야 할 대상이다. 검색 순위가 곧 광고 매출로 이어지는 사업자가 자사 생태계의 질서를 지키겠다고 나설 때, 거기에 이해관계가 섞여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기술적 차단이나 협의라는 길을 두고 형사 고소를 택한 것이 최선이었는지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은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이며 위법성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법정 밖에 있다. 법이 아직 금지하지 않은 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준법의 문제가 아니라 성숙의 문제다. 경직된 금융 관행을 흔든 토스의 이력을 아끼는 사람일수록 지금의 방식에 마음이 불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제가 미처 따라오지 못한 영역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일과, 그 영역에서 스스로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일은 전혀 다른 종류의 능력이다. 앞의 것은 스타트업의 미덕이고, 뒤의 것은 인프라가 된 기업의 책임이다. 하루 수백만 건의 검색을 움직일 수 있게 된 순간, 토스는 이미 뒤쪽 책임까지 요구되는 자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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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마이크로소프트 Tech PM journalis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