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실전훈련을 펼치고 있다. 홍순국 사진전문기자
류현진의 직구-체인지업-커브 조합과 같은 레퍼토리를 지녔던 콜 해멀스와 클리프 리는, 커터의 장착 이후 한층 더 무결점 투수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까지 오클랜드에서 뛰었던 브랜든 맥카시는, 빈약한 타선 탓에 많은 승수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커터를 장착한 이후 평균자책점을 텍사스 시절보다 1점 이상 끌어내리면서 애리조나와 2년간 1600만 달러의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지난해 국내 언론을 통해 드러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작성한 류현진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체인지업은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지만 패스트볼은 평균 이하 혹은 평균, 커브는 평균 정도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류현진이 던지는 구종에는 슬라이더도 포함돼 있는데 그의 경기를 지켜본 스카우터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갖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류현진의 슬라이더는 그리 위력적인 편이 되지 못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의 직구 평균 구속은 91.6마일(147.4km), 선발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91마일(146.5km)이었다. 반면 류현진의 지난해 국내무대에서의 직구 평균구속은 88.9마일(143km)이었다. 구속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의 평가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간혹 눈에 띄는 몸쪽 깊숙한 직구로 잡아내는 스트라이크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볼이 되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의 지난해 직구 최고구속은 95마일(153km)이었으며, 완급조절을 하며 투구를 이어가는 그의 성향을 고려하면 류현진의 직구 평균구속은 미국에서 보다 높게 측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과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완급조절을 이용한 투구가 가능하겠느냐의 여부를 고려하면, 그의 패스트볼이 국내 무대에서만큼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픽= 장영석 기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되고 난 후 가장 관심을 끌었던 항목 중의 하나가 바로, 류현진이 과연 새로운 구종을 장착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커터의 장착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류현진이 꼭 보유했으면 하는 구질로 손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에 입성해서도 구종 추가의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이 잘 던지는 구질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서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상대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며, 다저스의 코칭스태프 역시 류현진의 생각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수가 시즌 중 실전에서 새로운 구종을 던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커터와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장착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결국 올 시즌 류현진은 기존에 자신이 보유한 구질로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맞붙게 될 전망이다. 과연 류현진은 국내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독히도 불운했지만 항상 여유가 넘쳤고, 매사에 자신만만했지만 때로는 겸손하기도 했던 류현진이다. 무엇보다 올림픽 결승전에서의 호투 등 언제나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류현진이기에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지 않겠다’는 그의 발언이 마냥 허언으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김중겸 순스포츠 기자
‘구종 추가’ 허구연은 어떻게 보나 “구종보다 제구가 승패 좌우” 허 위원은 이어 “류현진의 그러한 부분이 오히려 그의 성공을 예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며 “류현진이 나이는 어리지만 자기 나름대로의 주관이 뚜렷하고 강심장이며, 웬만해서는 멘탈이 흔들리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한다 해도 경기에 들어가선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할 것이고, 그게 류현진한테 맞는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허 위원은 류현진에게 중요한 건 “구종 추가 여부가 아닌 로케이션”이 될 것이라며, “결국 제구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그의 메이저리그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중겸 순스포츠 기자 |